北수해지원 영아식, 결국 북한으로 못가
2011-11-29 18:07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지난 여름 수해를 입은 북한을 돕기위해 만들어진 영유아용 영아식 일부가 북한의 무반응으로 인해 결국 북한 아이들에게 가지 못하고 공매절차를 통해 국내 민간단체에 매각된다.
29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한적)는 지난 24일 정부 소유 자산을 매각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대북 수해지원용 영유아용 영양식' 54만개에 대한 매각입찰을 공고했다. 입찰기간은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로, 최소 입찰규모를 5만개 이상으로 제한했다.
공매로 회수되는 자금은 국고로 환수되지만, 북한의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수해지원용으로 만들어져 입찰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어린이들은 영아식도 맛있고 영양가가 높은 제품만 찾지만 수해지원용은 기초성분만 들어있어 선호도가 높지 않다"면서 "하지만 창고비도 나가고 있어 가능한 계속 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혹시나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이 지원받기를 원한다면 판매분을 제외하고 지원이 재개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해지원용 영양식의 유통기한은 2013년 4월까지로 알려져 있어 이 기간까지 팔리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물품이 폐기될 수도 있다.
통일부와 한적은 당초 영유아용 영양식 140만개, 과자 30만개, 초코파이 192만개, 라면 160만개 등 총 50억원 규모를 수해를 입은 북한에 지원키로 했고 1차분으로 16억 상당인 영양식 83만개를 제조했다.
그러나 우리 쪽의 지원 의사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통일부는 지난달 초 지원절차를 종료했다. 이에 통일부는 이미 제작된 영양식 29만개는 해외에 지원하고 54만개는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해외에 지원키로 한 영양식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국내 구호단체들과 협의하고 있다. 해외에 지원하려면 별도로 수억원의 수송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해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이 영양식은 쌀(84%), 혼합탈지분유(2%), 대용분유(4.9%), 백설탕(6.8%) 등이 포함된 것으로 끓이지 않고도 물이나 우유를 부어 영유아에게 간편하게 먹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