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 큰 중동환자 국내병원 VIP 부상
2011-11-27 14:41
모하메드 술탄 알 하밀리 아부다비보건청 의장(오른쪽 네번째)과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다섯번째)이 25일 서울 계동 복지부에서 아부다비 환자 협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중동은 세계적인 부국이 많은 만큼 환자와 보호자의 씀씀이가 크다. 중동 환자는 주로 VIP 병실을 이용한다. 환자 1명이 쓰는 진료비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133만원 수준이다.
보통 환자 1명당 2~4명의 보호자가 함께 한국을 찾는데, 이들은 종교·문화적인 이유로 고가의 음식과 숙박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병원이 중동 환자 유치에 나선 이유다.
◆ 대형병원, UAE·카타르 환자 공략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동 환자가 외국인 환자 유치의 주요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병원들의 공략 대상국은 페르시아만 연안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국이 참여한 걸프협력회의(GCC·Gulf Cooperation Council)다.
GCC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달러에 달한다. 카타르의 1인당 GDP는 7만6168달러로 세계 3위다. 우리나라 2만591달러의 3.5배가 넘는다. 아랍에미리트(UAE)는 5만9717달러, 오만은 2만달러 수준이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지난 25일 모하메드 술탄 알 하멜리 UAE 아부다비보건청 의장을 비롯한 3명의 보건청 관계자가 병원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아부다비 환자 송출을 협의하기 위해 이뤄졌다.
서울아산병원에는 카타르 보건부 장관이 직접 찾아왔다. 지난 6월 카타르의 알 카흐타니 보건부 장관과 하마드 의료법인 관계자 등 7명이 병원을 찾아 암센터와 장기이식센터를 유심히 둘러보며, 한국 의료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 정부, 국가간 유치협약 체결 나서
정부도 중동 환자 유치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중동 국가와 환자 송출 협약을 공식적으로 맺는 작업에 들어갔다.
대다수 중동 국가는 국민의 의료비를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체계다. 자국 내 치료가 어려울 경우 협약을 맺은 해외로 자국민을 보내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진료비 역시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따라서 국가 간 환자 송출 협약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UAE 아부다비보건청과 아부다비 환자 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외국 국가와 처음으로 맺은 환자 유치 협약이다.
아부다비는 매년 3000명의 자국 환자를 해외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전액 지원한다.
송출 환자 1명이 쓰는 진료비는 2000만원 수준이다. 진료 기간 중 보호자가 사용하는 비용까지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아부다비는 암·장기이식·선천성 소아질환·재활환자를 중심으로 한국에 자국민을 송출할 계획이다.
UAE 두바이와의 환자 송출을 위한 협약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올 3월 두바이보건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정호원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1960~70년대 오일·건설을 기반으로 한 1차 중동붐에 이어 의료를 기반으로 한 2차 중동붐인 의료한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의료기관의 경우 중동 환자 유치를 통해 늘어난 매출을 다른 의료 서비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