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머리에 흰 머리가 늘어 난 것 같다. 하지만 목소리는 더 카랑카랑했다.

그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나 보였다.

지난 25일 제주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만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모습이다.

지난해 1월 조타수의 역할을 맡았으니 LG유플러스를 이끌어 온 지 한달여 뒤면 꼭 2년째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많은 '긍정'의 변화를 겪었다.

우선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의 통합이 성공리에 이뤄져 LG유플러스라는 간판으로 새로운 출발을 했다.

가장 약점으로 꼽히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부터는 4세대(4G) 이통통신인 롱텀에볼류션(LTE)를 다른 경쟁사보다 먼저 치고 나왔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좋다.

LTE 시장에서는 만년 3등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이라는 안팎의 기대가 힘껏 고조되고 있다.

'시의적절하다'는 표현이 이 때 적합하다할까.

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비밀병기'를 내 놓았다.

이 부회장은 직접 나서 이를 소개했다.

머리에 속속 들어올 만틈 설명이 명괘했다. 1등 자리까지 노린다는 목표의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났다.

이상철 부회장은 " 이동전화망·와이파이망· 초고속망이 하나로 융합되는 세계 최고의 유무선 올-IP 기반의 단일 데이터망을 구축해 LTE 신세계를 열겠다"고 단언했다.

전국 어디서나 유·무선망 모두 100Mbps 속도를 내는 환경을 구축하고, 전에 없던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운영해 국내 통신시장의 대변혁을 일으키겠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다음달 말까지 84개 도시와 고속도로 전 구간에 LTE를 구축하고, 내년 3월에는 전국 군·읍·면까지 LTE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이미 250만 가구에 설치된 홈 와이파이와 전국 8만여 곳에 구축된 와이파이 존,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망을 하나로 결합하면 세계 최초로 유·무선 올(All)-IP 환경이 이뤄지게 된다“면서 ”LG유플러스는 이런 네트워크 환경을 ‘FAST(First All-IP Seamless Total network)’라고 명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성, 데이터, 영상 등 유선과 무선의 모든 서비스를 인터넷(IP) 데이터 패킷에 기반해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유무선의 경계를 허무는 첫 서비스로 LTE의 데이터망을 통해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VoLTE(Voice over LTE)’를 내년 하반기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패킷으로 처리하는 VoLTE가 상용화하면 LTE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통화하면서 상대방과 파일을 공유하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음성 통화를 하는 등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부회장은 ”이런 망 환경을 통해 전에 없던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며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개방해 가입자 뿐 아니라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교육·의료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근에서 이상철 부회장은 LTE 시대 1등이라는 목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경쟁사와 숫자(가입자)로 다투기 보다는 '퀄러티'로 승부하겠다고 피력했다.

솔직한 표현인 듯 싶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명품 품질에 대한 이 부회장의 자존감이 깔려 있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통신 사업자의 혁신도 강조했다.

애플과 구글의 혁신 때문에 통신사업자도 혁신해야 하는 상황에 왔다며 이제 LG유플러스도 태풍의 눈에 들어가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것.

그는 ”통신사가 네트워크(망)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구조가 지속해 왔지만, 애플과 구글이 망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봉이 김선달’ 식 서비스를 하면서 통신사가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망 장사만 하다가는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리도 변화의 태풍에 들어가야 하며, 들어가려면 태풍의 눈에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달 초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LG유플러스의 유·무선 100Mbps 계획을 듣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꿈의 나라다“며 ”같이 좋은 일을 많이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