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쓰러져 죽어가는 남자 외면한 수많은 쇼핑객

2011-11-27 12:13

(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싼값에 물건을 사야 한다는 일념 이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한 남자가 아파서 쓰러졌는데도 쇼핑객들은 오히려 그를 피해 물건을 고르느라 바빴다. 남자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했다.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한 쇼핑센터에서 벌어진 비극이다.

26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전날 새벽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사우스찰스턴에 있는 한 쇼핑센터의 할인매장 ‘타깃’(Target)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르던 월터 밴스(61)가 갑자기 쓰러졌다.

매장에는 새벽부터 쇼핑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쓰러진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목격자들은 “쇼핑객은 그 주변을 돌아가거나 심지어 쓰러진 그 위를 넘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쇼핑객도 다른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중 마침 그곳에서 쇼핑 중이던 응급실 간호사가 밴스를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역시 쇼핑하러 나온 비번인 응급구조원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심장질환을 앓아왔던 밴스는 끝내 숨졌다.

밴스의 ‘마지막 순간’을 들은 그의 가족과 동료는 큰 충격을 받아야 했다.

밴스의 동료는 “착한 사마리아인은 어디에 있느냐, 어떻게 곤경에 처한 사람을 모른 척할 수 있느냐”며 “사람들이 할인행사에 눈이 멀어 그를 돕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연중 최고의 할인행사가 펼쳐진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이외에도 웃지 못할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한 30대 여성이 월마트에서 전자제품을 보다 빨리 손에 넣으려고 쇼핑객들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해 20여 명이 다쳤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월마트에선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쇼핑객들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