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이자 국민총소득 5%...50조원 돌파
2011-11-27 07:59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올해 한 해 가계빚 이자부담이 50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민총소득의 5%가 가계부채 이자 상환에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계 이자부담에 따른 심각한 내수부진까지 우려되고 있다.
금융권 및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금융기관별 대출액과 기관별 평균 대출금리로 추산한 결과 올해 가계대출 이자부담의 총액은 56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27일 집계됐다.
가계대출 이자부담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이는 지난해 국민총소득(1173조원)의 4.8%를 차지한다.
지난해말 797조4000억원이었던 가계대출은 올해 9월말 840조9000억원으로 증가해 1년 사이 43조원이 늘었다.
금융기관별 대출액은 은행이 431조5000억원에서 449조6000억원으로 18조원 많아져 가장 많았고 농협 대출이 7조3000억원 늘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편승해 대출금리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말 연 5.35%였던 은행 대출금리는 올해 9월말 5.86%까지 뛰었다.
대출액 증가를 감안하면 은행에서 빚을 낸 가계의 이자부담이 3조3000억원. 저축은행 금리는 연 12.7%에서 16.7%로 4%포인트나 올랐다. 이로 인한 이자 증가액도 5000억원이 넘는다.
기관별로는 은행 고객의 이자 부담이 26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카드·캐피털사가 7조4000억원으로 농협(6조4000억원)보다 컸다.
카드·캐피털사의 대출잔액(38조원)이 농협(114조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19.3%에 달한 결과다.
이같이 가계대출 이자부담이 증가하면서 내수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소득 평균은 지난해 3773만원에서 올해 4012만원으로 6.3% 늘었다.
그런데 금융대출은 3147만원에서 3591만원으로 14.1% 늘었다. 원리금 상환액은 489만원에서 600만원으로 22.7% 급증했다.
대출이 늘어난데다 대출금리까지 급등했으니 원리금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니 남은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 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성장률을 감안한 유통업체 매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자동차 판매마저 급감한 데는 가계의 빚 부담이 한 몫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계 이자부담이 커지면 소비는 당연히 줄어들어 침체된 글로벌 경기와 맞물려 심각한 내수 부진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