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학원 등도 30일 "카드 수수료 인하" 휴업

2011-11-23 17:13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오는 30일 전국 학원들이 문을 닫고 유흥가의 네온사인이 꺼질 전망이다. 귀금속 상가와 부동산 중개업소도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하루 휴업할 예정이다.

23일 여신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오는 30일에 전국 300만명의 중소 자영업자들과 동맹 휴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부당하자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동맹휴업을 결의한 업종은 룸살롱, 나이트클럽, 가요주점 등 유흥음식업, 마사지업, 귀금속판매업, 단란주점업, 노래연습장, 경비업, 건축물유지관리업, 안경업, 부동산중개업 등이다. 학원은 서울시의 학원들만 동참한다. 이들 업종은 60여만 점포에서 300만명이 일하고 있다. 업종별 종사자는 유흥업 4만여 점포 60여만명, 마사지업은 10만여 점포 60여만명이다.

유흥·사치업의 카드 수수료율은 3.5% 수준이다. 전체 업종 평균 2.09%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들은 업종 구분없이 카드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 단체의 최근 행보와 의지를 고려하면 동맹 휴업 결의는 단순히 엄포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들 자영업단체는 현행 카드 수수료의 부당성과 동맹 휴업을 알리는 전단 제작을 마쳤다. 23일부터는 업소마다 휴업을 공지하는 전단을 부착할 예정이다.

국민 생활에 적지않은 불편이 우려된다.

아파트와 건물 경비원들도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들의 동맹휴업에 동조한다는 계획이어서 건물 보안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해달라는 지자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흥주점을 30일에도 열 방침이다.

이들 단체는 이날 동맹 휴업과 더불어 오후 1시 30분에 2만여명의 자영업자가 장충체육관에 모여 ‘2000만 서민과 직능 소상공인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내달 14일에는 부산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어 21일에는 대전, 내년 1월은 대구, 2월은 광주·제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할 예정이다.

오호석 유권시민연대 상임대표 겸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장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오는 30일 북창동 유흥가와 대치동 학원가의 문을 닫기로 관련 단체와 합의했다. 국민 생활에 불편은 있겠지만, 중소자영업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유흥·사치업종 등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어 이들 단체와의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