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쑤성 유치원버스사고, 거센 비난여론

2011-11-18 17:39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 간쑤(甘肅)성에서 지난 16일 오전 발생한 유치원 버스와 트럭 충돌사고의 희생자 수가 2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현지 당국은 간쑤성 칭양(慶陽)시 정닝(正寧)현에서 일어난 사고로 중상을 입은 5살짜리 남자 어린이가 17일 추가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로써 희생자 수는 어린이 19명과 버스 운전기사, 유치원 교사를 포함해 21명으로 늘어났으며, 부상자는 44명이 됐다.

경찰은 사고버스의 운행 책임을 물어 유치원 원장과 트럭 운전기사, 정닝현 부현장 2명, 정닝현 교육국과 교통국 책임자들을 구속했다.

조사 결과 9인승인 버스에 무려 64명이 탑승했으며, 버스 운전기사는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과속운전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어린이들을 더 많이 태우기 위해 버스 좌석까지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3∼6세 어린이가 무려 62명이나 탔다. 사고로 함께 숨진 운전사와 교사를 포함하면 탑승 정원 9명의 7배가 넘는 64명이 타고 있던 것이다.

이 통학버스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서 추월을 하려고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을 하다가 마주오던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사고가 났다. 이번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어린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도시로 돈을 벌러 떠난 농민공들의 자녀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중국 후난성의 한 농촌 마을에서 어린이들을 가득 채운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가 하천으로 굴러 떨어져 1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었다.

이런 가운데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어린이들이 위태로운 통학버스를 타고 다니는 동안 공무원들은 고급 수입 관용차를 사 몰고 다니는 데 거액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들끓는 대중 여론을 의식해 중국 교육부는 전날 사고 직후 전국 교육 당국에 통학버스 운영 실태에 파악에 나서 초과 승차 등 불법 운영을 중단시키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또 지방 교육 당국이 재정이 열악한 학교와 유치원에 안전한 통학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