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집무실 공개

2011-11-16 11:42

박원순 시장은 16일 온라인 취임식 중 집무실 침대까지 공개해 기존의 취임식과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16일 오전 열린 박원순 서울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은 그야말로 ‘파격행보’의 절정이었다.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 집무실을 일반에 공개했다. 업무 공간뿐 아니라 휴게실, 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화장실과 샤워실까지 인터넷을 통해 보여줬다.

서울시에 따르면 그동안 시장 취임식은 주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서울시나 관련부처의 고위 관계자 등을 초청해 진행했다.

진행 과정은 시장이 높은 연단에서 서서 선서하고 취임사를 읽으면 외빈이 축사하는 방식으로 대동소이했다.

1995년 조순 시장 취임식이 비교적 시민과 가까운 공간인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렸지만 이때도 진행 방식은 일반 취임식과 같았다.

시장실이 일반에 공개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1946년 9월28일 김형민 시장이 초대로 취임한 이래 시장실이 이토록 속속들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최근 새로 꾸민 집무실에 들어서고서 첫 번째로 소개한 것은 400여 시민의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 벽지’였다. 박 시장이 후보시절 경청투어에서 시민으로부터 받은 메모지를 한쪽 벽 가득히 붙인 것이다.

한 측근은 “박 시장이 틈날 때마다 메모를 읽으며 정책 발굴의 단초를 얻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시민의 아이디어가 적힌 메모지를 받으면 이곳에 붙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민시장 의자’도 소개했다. 시민시장 의자는 집무실 중앙의 회의 탁자에는 시장 자리 기준으로 오른쪽 상석에 위치한다.

박 시장은 “집무를 보거나 회의를 할 때마다 시민이 항상 이 의자에 앉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다”며 일부러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취임식에 참석한 허광태 시의회장은 “집무실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외국에도 이렇게 취임식을 진행한 사례는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박 시장은 “아마도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허 의회장과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박시장은 지난 10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 개회사에서 “서울시와 시의회는 마차의 양 바퀴”라며 의회와의 협력과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