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자체 감정평가 자제를 요청하면서 대물담보물에 대한 자체 평가에 제동이 걸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2일 자체 감정평가를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지도공문을 각 은행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감원은 이날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부행장을 직접 불러 이 같은 사항을 직접 설명하고 이른 시일 내에 세부 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지난 7월 금융권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근저당(담보권) 설정 비용을 금융회사가 부담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촉발됐다. 은행들이 담보물 평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평가를 외부 기관에 맡기는 대신 자체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이 같은 은행들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자체 평가가 소비자와 은행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은행들이 자체 감정평가부서를 대출을 담당하는 여신부서 내부에 두고 있어 평가의 공정성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담보물 평가에서 0.1% 오류만 발생해도 감정평가 수수료 대비 3~4배에 달하는 손실이 발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주효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행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없이도 자체 평가를 자제하도록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우선 지도공문을 통해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내부 통제장치가 마련되고, 감정평가 금액이 소액일 때에 한해 담보물을 자체 평가하도록 각 은행에 권고했다. 또한 보험사 저축은행 등 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금융권역에도 이 같은 방침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자체 평가 자체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내년 1분기 중에 은행연합회 주도로 감정평가 세부 기준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