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불안감 고조...이탈리아 디폴트 우려로 주가 폭락, 환율 상승
2011-11-10 18:59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이탈리아의 채무불이행(이하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를 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코스피 지수 등이 폭락하고 환율은 크게 올랐다. <관련기사 5면ㆍ8면ㆍ16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94.28포인트 폭락한 1813.25로 장을 마쳐 5거래일만에 19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의 폭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5046억7600만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921억2900만원, 개인 투자자들이 6556억1700만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피 지수의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0포인트 넘게 떨어진 488.7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 폭락도 외국인들이 주도했다. 외국인들이 665억6500만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10억5500만원, 개인 투자자들은 683억4300만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전날 1116.50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10일 20원 가까이 오른 1133원을 기록했다.
이날 일본 니케이 지수도 254.64포인트(2.91%) 하락한 8500.80포인트, 홍콩 항셍지수는 617.52포인트(5.66%) 떨어진 10300.18포인트를 기록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45.39포인트(1.80%) 빠진 2479.5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정부는 단기적으론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장기적으론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해 금융시장 불안 재발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신제윤 제1차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메릴린치, 대우증권 등 시중 금융기관과 싱크탱크 관계자 10여명과 만나 민관합동경제금융점검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제윤 제1차관은 “정부는 이탈리아 국채금리 급등 등 유럽의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상당 부분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민구 연구위원은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이탈리아 정부가 신뢰를 잃은 것이 문제”라며 “그리스와 달리 이탈리아는 경제 펀더멘털은 튼튼하다. 이탈리아 정부의 신뢰만 회복되면 금융시장 불안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