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국 일단 수습엔 성공했지만...차기 총선 누구냐에 따라 새 국면 맞을 수도....
2011-11-07 19:34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게오르기 파판드레우 총리가 퇴임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키로 함으로써 그리스 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국 혼란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고 2차 구제금융안 비준 및 이행, 동결된 1차 구제금융 중 6회분(80억유로) 집행 등으로 그리스 사태의 불확실성이 걷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차기 총리 선임 등 구체적인 정국 수습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합의가 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 조치로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될 지는 미지수다.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카를로스 파룰리아스 대통령(사회당)은“게오르기 파판드레우 총리와 제1야당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와 3자 회동을 통해 거국내각 구성에 합의하고 2차 구제금융안을 즉각 비준키로 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또한 새 거국내각 정부가 민간 채권단과의 국채 교환 작업을 마무리하는 내년 2월19일 총선을 치르기로 3자는 합의했다.
이에 따라 누가 후임 총리를 맡을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장(ECB) 총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이와 관련 7일 대통령과 신민당 당수가 각료 인선을 놓고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파파데모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학사)과 전기공학(석사)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미국파 경제학자다. 그는 1990년대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맡으며 유로존 가입에 대해 긍정적 기능을 강조했었다. 또한 정부부채 문제에 대한 ECB의 과도한 개입을 경계하는 동시에 해당국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파판드레우 총리의 사퇴 후 사회당 출신 가운데 거국내각의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1차 구제금융 6회분 80억 유로를 받아낸 뒤 조기 총선 압박을 피해 다음 선거까지 시간을 벌면서 파판드레우 총리가 국민투표 소동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출구 전략’을 주도, 이번 거국내각 합의에 산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학교수 출신인 그는 지난 1993년 국회의원이 된 후 교통·법무· 국방·장관 등을 역임하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준비를 총괄한 바 있다.
그리스 정국은 이번 합의로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평가되고 있지만, 총리 등 주요 거국내각의 인선 작업이 모두 끝날 때까지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거국내각 출범은 합의가 되었으나, 제2, 제3 야당의 좌파 성향의 당 대표가 이번 논의에 불참해 앞으로 어떤 돌발 변수가 생겨 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제기되고 있다.
외신들은 "총리 퇴임과 총선 실시라는 두 가지 목표가 달성됨으로써 그리스 정국의 혼돈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새 연정의 후임 총리직을 파파데모스 전 ECB총재가 맡을 지,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맡을 지에 따라 그리스 정국이 전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워싱턴(미국)= 송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