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시장 변혁 주도

2011-11-07 18:18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IT 분야의 지평을 넓히는 혁신의 태동

오랜 숙원이었던 KT와 KTF 합병은 지난 2009년 1월 이석채 회장이 취임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취임 후 일주일 만인 2009년 1월 20일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결의한 한 것.

이 석채 회장은 “KT-KTF 합병은 단순히 KT와 KTF만의 문제가 아니라 IT 분야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본격적인 컨버전스 시대의 리더십 선점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합병을 추진했다는 얘기다.

이후 2009년 7월에는 올레(Olleh ) 경영을 선언했다.

기존의 사고를 뒤엎는 ‘역발상, 미래, 소통, 고객감동'를 골자로 한 것이었다.

올레 경영은 발상의 전환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지속적 혁신으로 고객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최고의 기쁨을 제공한다는 통합 KT의 경영방침이 됐다.

올레 경영은 KT 그룹 경영의 토대가 된다.

KTH, KTDS 등 KT 그룹 역량 집중을 통한 최고의 시너지 효과 창출한다는 목표다.

◆ 내부 혁신을 통한 새로운 KT의 탄생

이 회장은 취임하자 마자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그 주요 의제로 △ 네트워크효율화 △책임경영 구현 △솔선수범 문화 확산 등을 내세웠다

먼저 솔선수범 문화 확산에 있어서는 2008년 임원성과급 20% 반납, 2009년 임원 기본급 10% 자진 삭감, 임원 상면 축소, 임·직원 현장형 업무 겸임 현업 기관장실 455개소 전량 축소, 임원차량 및 출장여비 지급방식 변경을 추진했다.

혁신적 인사제도 시스템 도입에도 앞장 섰다.

30년간 유지해 온 호봉제를 전격 폐지하고 전 직원 연봉제를 시행했다.

일반직, 별정직 등 직종 구분과 2∼6급의 직급 체계를 없애고 보수 체계도 개인 성과에 따른 보수 등급으로 개편했다

부장, 차장 등의 직위호칭은 연공에 따라 자동으로 상승토록 했다.

지나친 승진 집착에 따른 직원간 갈등과 스트레스를 극복한 것.

창조적 신노사문화도 선도했다.

지난해 3월 신노사문화 공동 선언을 했다. 같은해 9월 노동부로부터 신노사문화 대상을 받았다

KT노동조합은 2009년 상급단체 탈퇴 이후 노사 상생과 사회공헌중심의 노동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어 지난해 3월 HOST운동 선포를 통해 조합원과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새로운 노동운동으로 국내 노동운동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고용위기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상생 양보교섭 실천으로 고용안정 담보의 3년 연속 임금동결과 2001년부터 10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 냈다.


◆ KT발(發) 한국 IT 패러다임 혁신
KT는 2009년 11월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을 내 놨다.

아이폰은 폐쇄적 모바일 시장을 개방하고 패러다임 변화로 새로운 생태계 구축하는 스마트혁명을 촉발했다.

스마트혁명은 대한민국 산업·통신·문화면에서 근본적인 변화의 발단이 됐다.

아이폰 도입 후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2000만명대을 돌파했다.

스마트폰 열풍에 따른 제 2의 대한민국 벤처붐이 확산됐다

이는 청년 실업 해소 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치 않는다.

모바일 오피스 구현으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 바꾸는 ‘스마트워크’ 시대의 문을 열었다


KT는 이제 누구도 가보지 않은 대한민국 IT 미래의 창출에 앞장 서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를 도입했다.

지난해 10월 천안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CCC)를 오픈했다

저렴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중소기업의 기존 전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켰다.

또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 개설로 데이터 폭증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적인 CCC 도입은 세계 최초이다.

와이브로(WiBro)망에 수도권5대 광역시 CCC 상용망 구축을 완료했다.


◆KT, SW산업 활성화 나서

KT는 내년부터 외부 업체가 납품한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평가해 잘 만든 제품은 개발비를 더 쳐주기로 했다. 해당 소프트웨어의 저작권도 KT가 아니라 개발사에 주기로 했다. 국산보다 외국산 제품을 우대해온 관행도 없앤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현재 대부분의 기업과 관공서는 이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내부에 반대 의견도 많았지만 우리가 먼저 소프트웨어 구매 관행을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업계에 거대한 (변화의) 눈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연말까지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어 내년에 300억~500억원어치의 소프트웨어를 새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2015년에는 이를 3000억원으로 확대한다. KT는 1년에 6000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를 발주하는 회사다.

지금까지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대금 지급 방식은 건설현장 일당 노무자와 마찬가지였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인두세(人頭稅) 방식’이라 부르는 것으로 투입되는 사람 수에 노임(勞賃)을 곱해 납품가격을 정해왔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정부 지원을 받아 매년 조사·발표하는 노임 단가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대졸자는 ‘초급 기술자’로 일당 16만2862원, 석사 학위를 따고 2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중급 기술자’로 일당 20만8943원이 매겨진다.

투입 인력의 능력은 따지지 않는다. 마치 고물장수가 헌책을 저울에 달아 사가는 것처럼 소프트웨어 값을 정한 것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6년째 일하는 김모(33)씨는 “개발자가 밤새워 일해도 부가가치를 안 쳐주니 건설 현장 잡역부나 마찬가지”라며 “그나마 정해진 노임 단가도 지키지 않고 덤핑으로 하도급을 받아서 하는 작업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석채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도 월 1200만원 정도의 기술자밖에 안 된다”며 “도저히 좋은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가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KT는 앞으로 인건비 대신 상품가치를 평가해 소프트웨어 개발비를 책정하기로 했다. 10명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100명이 개발한 것보다 성능이 낫다면 가격을 더 쳐주겠다는 뜻이다.

KT는 또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개발비의 최대 50%를 먼저 지급해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1000억원을 들여 우수 개발사 5곳 정도를 인수하고, 개발자들이 그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프트웨어도 전자제품처럼 꾸준한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하다. 회사의 필요에 따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문제가 있으면 고쳐줘야 한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는 매년 이런 유지보수 비용으로 초기 발주액의 7~8% 정도를 받는다.

외국 회사인 오라클·SAP 등이 평균 22%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유지보수비가 낮게 책정되다 보니 저가 인력을 투입하고 그만큼 서비스 품질이 낮아진다.

이 회장은 “국산 소프트웨어도 적정한 대가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며 “유지보수비를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려 개발사의 생존 환경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