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최원병 농협 회장의 재선을 위한 회장 후보등록이 취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농민신문사의 출연기관임을 증명할 증거자료가 나옴에 따라 최 회장의 입후보자 자격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7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1982년4월23일 사단법인 농민신문사가 출범할 당시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들은 신문사 설립에 필요한 48만원의 출연재산을 조성했고 재무제표에서 이를 당좌자산(현금)으로 명확하게 명시했다.

농협 노조 관계자는 "농민신문사 정관 30조에는 '기본재산은 신문사 설립 시 출연한 재산과 이사회에서 '기본재산'으로 정한 재산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이에 근거해 설립 당시 기본재산은 48만원이고 이를 이사회가 승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농협 관계자는 "48만원은 정관규정에 따라 납부된 회비로 설립시, 출연한 '기본재산'이 아니다"라며 "현재 농민신문사에 납부하는 회비도 '출연으로 운영하는 관계법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1982년5월3일 기준 사단법인 농민신문사의 재무제표(개시대차대조표)에는 계정과목에 당좌자산(현금) 48만원이 명시돼 있었다. 이는 농협중앙회가 농민신문사를 설립하기 위해 '기본재산'으로 출연한 금액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농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사내 1개부서가 관리하던 출판업무를 농민신문사로 출범하면서 '기본재산' 48만원을 중앙회와 회원들이 이사회를 통해 출연했다"며 "발행부수로만 따져도 40만부, 전국 8위이고 발행인은 여전히 최원병 회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농협중앙회 정관 제74조 '본회 또는 회원의 출연으로 운영되는 관계법인의 상근 임직원'이란 조항은 출연으로 설립된 관계법인이란 의미보다는 현재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상시 출연(회비, 1인당 10만원)을 받고 있는 관계법인을 뜻한다"면서 "농민신문사는 일회성이 아닌 상시 운영을 위해 농협의 출연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관계법인이고 회원의 회비와 간접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수지예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회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스스로 "농민신문사의 상근임원"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최 회장의 피선거권 자격은 두 가지 요건(기본재산 출연관계법인, 상근임직원)에 모두 저촉되기 때문에 후보등록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 4일 서울시 선관위에 후보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 다른 관계자는 "최 회장이 최근 후보 등록 가능여부를 직접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했다"며 "법률적 판단은 선관위와 정부(농림수산식품부)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난 3일 중앙회장 후보 관련 정관에 대한 유권해석을 농식품부에 의뢰했다”며 “정관에 대한 해석은 농협이 하고 정부는 법률적 해석이 맞는지만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 회장 선거는 오는 18일 실시되며 10일까지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받는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후보자 등록에 6일 낮 12시까지 최원병 현 농협 회장과 김병원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이 후보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