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학은 정부에서 정해줘?
2011-11-07 14:40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북한의 중학교 졸업학년인 6학년 학생들은 남한과 비슷한 시기에 수능과 비슷한 대입 예비시험을 보게 되며 또 본고사격인 대학별 본시험도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문제연구소는 최근 각계 북한전문가 10여 명과 함께 7일 내놓은 `꼭 알아야 할 통일·북한 110가지’를 통해 이 같은 북한의 대입제도와 교육열 등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소개했다.
이 책에 따르면 대입경쟁률은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30대 1이 넘을 정도로 치열해 한국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으며 학과별로는 외국어학과, IT계열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었다.
부유층은 자녀들에게 고액과외를 시키는가 하면 부정입학 사례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이 책은 밝혔다.
◆남한과 전형방법은 유사하지만 선택은 정부가?
이 책은 북한의 대입제도가 과거 추천방식에서 1991년부터 부정입학을 막기 위해 남한의 수능과 유사한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구역)·군의 교육성이 주관하는 예비시험은 보통 10∼11월 시행되며 시험과목은 혁명역사·국어·수학·영어·화학·물리로 중학교 졸업생 전원이 참가한다.
이 응시생 중 통과한 20%만 다음해 2월 대학별 본시험을 치른다.
일반적으로 수험생은 도내 대학에 진학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수험생은 평양 소재 대학에 응시해 여행증을 끊어 평양에 며칠씩 묵으며 시험을 보기도 한다.
중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전체적으로 10% 정도로 이들은 `직통생’으로 불리며 대학에 못 가는 남학생은 졸업 후 군대에, 여학생은 직장에 배치된다. 그러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대입시험을 재응시 할 수 있다.
남한과 내신성적, 예비시험, 대학별고사 등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응시대학은 예비시험 성적과 희망대학을 고려해 교육당국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북한은 전면 무상교육?…다 '옛 말'
북한에서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자연과학은 평양이과대학, 공과는 김책공업종합대학, 어학은 평양외국어대학이 가장 인기있는 대학으로 꼽힌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3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계열별로는 외국어, IT, 무역관련 학과 합격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과외형태의 사교육도 성행해 대도시에서 개인지도를 받는 학생이 20∼30%에 이르며, 북한의 상당수 교원이 사교육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교육 비용은 월 5000∼1만원(쌀 10∼15㎏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으로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고 이 책은 전했다.
북한은 전면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사회주의국가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계기로 교과서, 학용품 등 교육물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학교당국이 공교육비 부담을 학부모에게 전가하는 현상이 심화돼 이처럼 사교육이 공교육을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남한처럼 입시부정도 있어
예비시험 제도의 도입에도 권한남용, 학연·지연, 뇌물 등을 이용한 부정입학이 계속되고 있다.
부정입학은 주로 대학학장이나 간부들에 의한 입학정원 조정을 통해 이뤄지며, 교원 등이 청탁받은 학생의 부정행위를 눈감아주거나 합격시킨 뒤 시험답안을 수정하는 방법도 이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이 북한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발간하는 `오늘의 북한소식‘에 따르면 2009년 2월 함경북도 청진 광산금속대학교 본고사에서 일부 교원이 돈을 받고 성적을 올려주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성 간부들이 시험을 중지시켜 재시험이 치러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