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민간정유사, 중국 국유 석유사 공개비난

2011-11-07 13:08
중국 유류부족사태에 민간업체들 석유직접수입 허용 요구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에 최근 유류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영정유업체들이 중국의 국유 메이저 석유업체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의 민간기업이 사실상 국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공상연합 석유산업회의에서 집행부회장인 치팡(齊放)은 "휘발유 부족사태는 특별한 원인이 있어서가 아니며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와 시노펙(중국석화) 등 양대 석유 메이저가 정부의 가격정책에 불만을 품고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라며 "메이저들의 전횡이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으며 이 기회에 독점적인 석유산업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중국에서는 유류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9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휘발유 소매가격을 t당 300위안 인하했다. 발개위는 지난 7월 소매가격 인상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가격을 동결했었다. 이같은 조치에 반발해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이 불만을 품고 서서히 생산량을 줄이고 유지보수에 들어갔고 공급량이 줄어들었다는 것.

이로인해 도매가격이 정부고시 소매가격을 웃돌고 있으며, 일부 민영주유소들은 정부정책을 어기면서까지 고가에 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한 주유소들은 영업을 중단했다.

시장에서 유류부족으로 인해 아우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노펙의 푸청위(傅成玉)회장은 이에 앞서 "민영정유공장들이 손실을 두려워해 공장가동을 중단했으며 이로 인해 시장에 공급부족현상이 빚어졌다"고 발표했다. 푸 회장은 이어 "민영업체들로 인해 생긴 유류부족분을 국유기업들이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민영업체들의 강도높은 발언은 이같은 시노펙의 주장에 대한 '감정적' 반발 성격이 짙다.

치팡은 "민영정유업체들의 공장규모는 1억3000만톤이지만 메이저들이 원유를 주지 않아 실제 생산량은 4000만톤밖에 그치고 있다"며 "산둥성의 정유공장은 단 한 곳도 공장가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영 정유공장이 연료유를 수입해와 가공해 석유제품을 만든다면 양대 메이저업체의 원가보다 톤당 1300위안이 비싸지만 그래도 남는 장사"라며 "가동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민간정유업체들은 석유메이저들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정제를 하고 시장에 제품을 내다판다. 이들은 직접 원유나 석유제품을 수입해올 권한이 없다. 전국공상연합회 석유산업회의 또다른 집행회장인 쳰치롄(錢其連) 역시 "정부가 민영기업의 원유수입을 허용한다면 국내 석유공급부족현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시장개방을 촉구했다.

전국공산상연합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양대 석유메이저는 전 중국 석유정제능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원유수입 전체를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국유기업 2010년도 운영정황’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972억위안(한화 약 17조원)의 순익을 기록해 순이익 1위 기업에 올랐다. 중석유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300억 위안 증가했다. 시노펙 역시 전년보다 123억위안 늘어난 516억위안(9조원)의 순이익을 내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