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윤활유, 글로벌 일류 상품으로 키우자"
2011-11-07 11:25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한 윤활기유 사업의 글로벌화가 또 다시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완공으로 윤활유 사업을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시킨 최태원 회장이 이번에는 윤활유의 글로벌 영토를 유럽으로 다시 한 번 넓힌 것이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과 유정준 SK G&G추진단 사장, 최관호 SK루브리컨츠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렙솔 본사에서 안토니오 브루파우 니우보 회장을 만나 스페인 남동부해안 카르타헤나에 그룹Ⅲ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준공하는 것을 포함해 다방면에서 협력키로 했다. 지난달 그룹 CEO세미나에서 다양한 협력 방식의 글로벌 성장모델을 개발하라고 주문한 이후 첫 성과다.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인 SK루브리컨츠 스페인 합작공장은 일일 1만2000배럴(윤활기유 제품기준)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되면서 유럽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전세계 윤활기유 수요의 40%가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SK루브리컨츠의 스페인 합작공장은 SK의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렙솔 측과 다양한 협력모델 개발
이번 합작공장은 글로벌 에너지 회사인 렙솔(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이 윤활기유 원재료 및 인프라를 제공하고, SK는 기술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링의 대표적 사례다.
렙솔이 스페인 역사상 최대 금액인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고도화 정유공장을 완공했고, SK루브리컨츠는 이 정유공장에 렙솔과 합작을 통해 그룹III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최 회장은 브루파우 리우버 회장을 만나 "SK는 남미 페루에서 LNG액화공장을 운영하고 생산광구에 참여하는 등 자원개발에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렙솔 역시 남미에서 자원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자원개발은 물론 석유화학, LNG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SK의 윤활유 사업은 지난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윤활유업계 최초로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2003년에는 3966억원, 2005년 6769억원 등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룹Ⅲ 윤활기유라는 친환경 고연비 윤활기유가 시장에서 점차 평가를 받으면서 고급 윤활유 시장을 계속 잠식해 나갔던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이 완공된 2008년 이후에는 사업의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하게 된다. 2007년 1조1337억원이던 매출이 2008년 1조8798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2조34억원을 기록했다. 10년전인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이 10년만에 6배 가까운 급성장을 보이면서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윤활기유의 글로벌화가 적중한 것이다.
SK CPR팀 이만우 전무는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CEO의 이번 스페인 및 아제르바이잔 출장은 지난달 말 열린 CEO세미나에서 경영진이 논의한 글로벌 성장을 직접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경영활동"이라며 "SK그룹은 최 회장이 제시한 패키지딜과 파트너링 등 다양한 협력모델로 글로벌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