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논란, 입법만이 해결?

2011-11-02 15:39
정부-업계, 기반시설·도시환경 등 이견 지속<br/>정기국회서 주택법 개정안 통과 여부 관건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입법만이 해결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열린 '리모델링 수직증축 안전성 검증 발표회' 현장 모습.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아파트 리모델링의 수직증축 허용 여부를 놓고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와 업계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 입주자들만 속을 태우고 있다.

이에 국회를 통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법안 통과만이 해결방안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도시재생전시관에서는 대한건축학회, 리모델링협회가 주최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검증 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해 리모델링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시장을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곳에서 국토부 등 정부 관계자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주최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토부측은 아예 초청을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불러봤자 나아질게 없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해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하며 대화의 창구를 끊어버린 것은 국토부”라며 ‘소통의 부재’를 지적했다.

국토부와 업계간 갈등은 지난해말부터 시작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고서를 바탕으로 수직증축과 세대수 증가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 업계와 주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민관 간담회를 열고 수직증축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지난 7월 다시 수직증축과 세대수 증가를 불허해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리모델링협회측은 건축 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발표회가 수직증축 안정성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고, 정부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안전성 외에도 자원낭비, 재건축과의 형평성, 도시환경 등을 이유로 들며 기존의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인영 리모델링협회 부회장은 “구조적으로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냐가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문제”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거주자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수직증축의 가장 큰 목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모델링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자 해당 단지 입주자들만 속앓이를 하는 상황이다.

2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172개 10만4000여가구에 이르지만, 이중 사업을 완료한 곳은 8개 단지 1600여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0만여가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묶여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 조합장은 “국민과 업계, 정치권은 모두 수직증축 허용을 주장하고 있는데 행정기관인 국토부만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제는 입법을 통한 문제해결만이 남았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 등이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관련 주택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해놓은 상태이며, 18대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다.

백성운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업계와 국토부간 대화창구를 마련해왔지만 이제는 입법절차만이 남았다”며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