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이제부터는 본선…박근혜 향후 행보는

2011-10-26 20:18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린 10·26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향후 정치 지형도는 더욱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가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박 전 대표가 ‘정중동’ 행보를 유지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조심한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정치판에서 섣불리 판을 벌였다가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몰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선에서 자신을 누르고 대권을 차지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08년 대선 이후 단 한 번도 차기 대권 주자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박근혜 대세론’을 구축해 왔던 것 역시 그의 차기 행보에 신중을 기하게 만들었던 요인이었다.
 
 이번 선거가 치러지기 전 당에 선거지원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박 전 대표는 “무상급식은 각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옳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주민투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일대 일 가상대결이긴 하나 처음으로 자신의 지지율을 누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라는 대항마가 등장했고, ‘박근혜 대세론’과 함께 내년 대선 판도 자체가 뒤흔들렸다.
 
 이에 선거 패배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박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지원유세 이후 처음으로 당의 전면에 나서 공식 선거지원에 나섰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을 통해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구, 경북 칠곡, 경남 함양, 충남 서산, 충북 청주, 강원 인제 등 재보선 선거가 열리는 전국 선거구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기존의 행보와 다른 ‘스킨십 유세’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으로 비쳐 볼 때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이후 박 전 대표가 기존의 정중동에서 벗어나 광폭 행보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으로 갈려 당내 비주류 신세였던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일단 당내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선 내년 총선을 어떻게 이끌 것이냐다.
 
  당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한 만큼 대선의 판도를 결정지을 내년 총선의 승패에 따른 책임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이미 ‘박근혜 정당’이 된 지 오래아니냐”고 반문하며 “문제는 박 전 대표가 기존 보수세력의 결집을 뛰어 넘어 젊은 층을 어떻게 껴안을 수 있느냐가 내년 총선과 대선의 당락을 결정지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