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통해 경제난제 해결하자
2011-10-23 18:18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24일 세시간의 '끝장토론' 정리를 통해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분야 보전대책, 투자자 국가 간 소송제(ISD) 등을 보완, 나흘간의 일정을 최종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리멸렬하게 진행돼 온 4년 4개월여의 FTA 찬반 공방이 끝내기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국회 본회의 처리절차와 대통령의 비준안 서명 등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측은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FTA에 대한 국민적인 선택을 다시 하자고 벼르고 있지만, 한번 온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면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렵다. 상대국가인 미국 오바마 정부는 23일 대통령 서명으로 비준절차를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비준 여부 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가 FTA 체결로 달성할 수 있다는 이익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에 대한 의지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듯 일자리 창출, 물가 및 서민생활 안정, 폭넓은 소비자 선택권 보장 등의 길을 열어줘야 하고, FTA 반대측이 주장하듯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면밀한 보완대책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도는 상황에서 개방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대외문을 걸어잠금으로써 야기될 상황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올해 재정위기까지 연결되면서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는 상황에서 FTA를 통한 통상확대는 경제영토를 넓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세계 3대 경제권역인 유럽과 미국, 아세안 등과 FTA를 체결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미FTA 체결로 우리와 경쟁체제인 일본과 대만에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최근 일본측이 우리측과 700억 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받아들인 것도 발빠른 FTA 체결로 달라진 한국의 경제위상을 의식해서다. 이번 기회를 활용해 동북아 3강인 일본 및 중국과의 FTA 협상을 본격적으로 나서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각국과의 FTA 체결 신호탄이 된 한칠레 FTA는 양국간 윈·윈이 된 대표적 성공사례다. 당초 한칠레 FTA는 국내 농업분야에 커다란 피해를 가져다 줄 것으로 반대가 컸다. 실제로는 국내 농산물 가격 안정과 전자업체 등의 칠레 시장 점유율 확산이라는 수혜를 안겨다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중남미에서 한국 국가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
올해 발효된 한EU FTA 역시 장기적으로 성과를 거두려면 유가공 업체와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 관세철폐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화학물질관리규정 (REACH) 등에 대한 대응 등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