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이사장 장기 재직 부실우려 키워

2011-10-18 18:20

(아주경제 김희준·이수경·장기영 기자)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장기 재직이 금고의 부실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의원 위주의 선거절차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직확인 23 곳 중 12 곳이 연임 이사장

아주경제가 새마을금고연합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금고별 이사장 재직기간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23곳 가운데 절반을 옷도는 12곳의 이사장이 연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곳은 3회 연임한 곳으로 4년의 임기를 고려한다면 무려 12년동안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20여년 이상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이들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에 사적 자치의 원칙상 3회까지 이사장에 재직할 수 있게 법령으로 정해졌더라도 개인의 권리침해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법 적용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20년이상 장기재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또한 작년 새마을금고법에서 이사장 재직을 3회 가능토록 확대한 것도 기본적으로 지방자치 금융이자 서민금융인 새마을금고의 자율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에서는 연임제한을 폐지하자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권에서는 금융사고를 낼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장기재직 병폐로 '사적 금융화'를 들고 있다.

그는 “이사장들의 연봉은 대개 1억5000만원 가량으로 업무추진비 등을 더하면 2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이익이 나면 본인 임의로 야유회, 체육대회 등에 써버리는 경우도 허다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는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 액수는 이에 대한 방증이라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대의원 위주 선거, 선관위도 위탁요구시만 관여

대의원 위주로 흐르는 소수 참가자 중심의 선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주요 임원선거는 일정 규모이상의 회원이 있을 경우 대부분 대의원들에 의해 치러진다.

회원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대의원이 되고 이들이 다시 이사장을 뽑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의원 총회는 상호 긴밀한 협조체제가 구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이사장이 구성한 대의원 총회는 이사장 임기 4년뿐 아니라 법령상 한 번 연임할 수 있는 8년을 보장시켜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특히 대의원 자리는 관심 밖의 자리라 대부분 이사장이 친분이 두터운 이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이사장의 장기재직에 탄탄한 구조를 형성해주는 대의원과 이사장의 친밀성은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로 연결된다.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이사장 선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또한 사적자치의 논리상 대의원으로 구성된 총회 등 대표기관의 위탁이 있어야 가능하다.

결국 감독받는 자가 감독을 요구해야 감독을 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복합적인 구조가 이사장의 장기재직을 가능케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 같은 모순이 다양한 유착관계를 형성하며 대출과 관련한 금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