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잡히는 물가 "중국 긴축지속 전망"
2011-10-14 16:51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중국이 지속적인 긴축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많은 현지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범람하는 유동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결코 긴축정책을 완화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건설은행 고급연구원인 자오칭밍(趙慶明)은 16일 자신의 웨이보(微波,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9월달의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월에 비해 0.1%p 줄어들었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9월 CPI가 전달대비 0.5% 상승했다는 것"이라며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긴축정책 역시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4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6.1% 상승했다고 고시했다. 중국 전년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7월 6.5%로 3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6.2%, 9월 6.1%로 점진적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전달대비 상승률은 지난3월 -0.2%를 기록한 이후 4월 0.1%, 5월 0.1%, 6월 0.3%, 7월 0.5%, 8월 0.3%, 9월 0.5%를 나타냈다. 이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뜻한다. 비록 전년대비 상승폭이 줄었지만 이는 지난해 9월 물가오름세로 인한 기저효과 내지는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것.
인플레의 주범은 여전히 식품가격이었다. 9월 식품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3.4% 올랐으며 전달대비로도 1.1% 상승했다. 특히 9월달은 주요 농산물 수확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달대비 가격이 올랐다.
현지 학자들은 물가상승의 원인을 넘치는 유동성으로 보고 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청궈창(程國強) 연구원은 "농산품이 공급과잉인데도 식품가격이 올라 당혹스럽다"며 "통화긴축정책을 절대 풀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안후이(安徽)성이나 허난(河南)성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과일이나 채소등을 팔아봤자 손해가 난다며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에서는 공급과잉이지만 유동성과잉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푸단(復旦)대학 경제학과 부원장인 쑨리졘(孫立堅)은 "물가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시장에는 여전히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고, 대미무역흑자로 인해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고 있으며,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고, 민간부문에서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결코 긴축을 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예(興業)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루정웨이(魯政委) 역시 "중국의 통화 긴축정책은 올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통화긴축으로 인한 국부적인 문제는 사례별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금융계 한 관계자는 "런민(人民)은행이 최근까지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거시경제 운용의 최우선 목표라고 공언하고 있고 중국 정부 안에서 내년 8% 경제성장률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긴축정책이 쉽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