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검찰에 동시에 소환된 신재민 전 차관과 이국철 회장의 대질신문이 신 전 차관의 거부로 결국 무산됐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에 차이가 커 조만간 대질신문을 다시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오전 검찰에 소환된 이국철 SLS 그룹 회장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4일 자정을 전후해 1시간 간격으로 귀가했다. 예상됐던 두 사람 간 대질 신문은 결국 무산됐다.

이 회장은 14시간여 조사를 받고 신 전 차관보다 1시간 앞선 13일 밤 11시50분께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청사 로비에 나온 이 회장은 ‘신 전 차관과 대질을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했다”라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이 대질을 피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한쪽이 대질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조사 내용에 대해 “회사 워크아웃 부분, 기획·불법수사 부분을 다 얘기했는데 산업은행 부분만 조사하기에 항의했다”며 “진술서를 처음부터 작성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이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부분도 조사를 받았다면서 “서면질의 보내온 것으로 확인했는데 형식적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검찰이 2009년 창원지검에서 무혐의 처리됐던 횡령, 비자금 조성 부분을 다시 조사하려 했다면서 “이를 이용해 나를 구속하려는 것이다. 그 부분은 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2009년 설에 신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20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SLS 그룹 관계자가 인사용 또는 사적 용도로 썼다고 밝힌 부분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지난번 조사에서 검찰에 2000만원 상품권 영수증을 건네며 ‘내가 가진 영수증이 그것밖에 없어 수출보험공사 등에 건넨 상품권 영수증과 신 전 차관에게 건넨 영수증 중 어느 쪽인지 모르겠으니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검찰이 서둘러 발표를 했다”며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보다 1시간 늦게 조사가 끝난 신 전 차관은 대질조사를 왜 받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에 차이가 큰 만큼 조만간 다시 불러 대질신문한 뒤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