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내곡동 사저 땅 본인명의로…野 배임 의혹 제기
2011-10-11 17:58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퇴임 후 옮겨갈 내곡동 사저 땅을 본인 명의로 즉시 옮기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내곡동 부지를 아들 명의로 구입한 것에 대해 명의신탁, 편법증여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긴급진화에 나선 것.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가족들에게 장남 시형씨 앞으로 된 내곡동 사저 땅을 매입절차를 거쳐 즉시 명의를 변경키로 했다고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은 “매매를 위한 계약서 작성과 세금 납부 관련 문제는 이 대통령의 순방 중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땅 매입을 위해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로 했다.
논현동 자택 300평 중 부인 김윤옥 여사 이름으로 돼 있는 100평에 대해서는 시형씨가 내곡동 사저 터를 사들이면서 은행으로부터 이미 담보 대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나머지 자신 소유인 200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시형씨로부터 땅을 매입하고, 매매 과정에서 생기는 취득세를 비롯한 세금을 납부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야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고 있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너무 안이한 판단으로 아들 명의로 땅을 매입했다” 면서 “도대체 참모들은 뭘하는 사람들이냐, 관련자들을 당장 문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야권은 특히 이 대통령의 아들 이형씨가 부담해야할 사저부지 구입비의 일부를 대통령실이 예산으로 부담해준 것 아니냐는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시형씨가 매입한 토지와 건물의 공시지가는 12억8697만원인데 반해 실매입가액은 11억2000만원으로 공시지가 보다 무려 1억6000여만원 싸게 매입한 반면 대통령실에서 매입한 9필지 토지는 공시지가 보다 3배나 비싼 42억8000만원에 사들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통상 공시지가는 시가의 80% 내외수준이므로 공시지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이 일상적인데 대통령의 아들은 공시지가 보다 싸게 매입하고 대통령실은 비싸게 주고 산 것은 예산에서 대통령 아들 저가 매입 비용을 부담한 담합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에 대해 시형씨가 공시지가 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입한 배경과 실제 매입한 금액, 그리고 불투명한 거래를 한 진짜 이유에 대해 남김없이 사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