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책검증> “복지확대·재정건전성, 양립 가능한가”
2011-10-11 17:57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박원순 후보가 보편적 복지 실천과 서울시 재정건전성을 모두 지킬 수 있을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야권통합 박원순 후보가 제시하는 복지확대와 재정건전성 제고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어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박 후보가 전면적 무상급식과 재정투입을 통한 일자리 확충 등 보편적 복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도 서울시의 부채 규모를 7조원 가량 줄이겠다고 밝힌 것이 실현 가능성 높지 않다는 것이다.
재정의 특성상 한번 늘린 예산은 다시 줄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인구 노령화로 복지예산은 늘어날 텐데, 반대로 재정수지는 줄여야하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일 것이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등 토건 사업을 중단하고 복지사업에 집중한다면 재원은 충분하고 재산세 등 세수 확대의 방법은 많다. 서울시의 재정자립도는 높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대한민국의 인구 노령화가 급속화하고 있어 재정수지는 감소하고, 복지예산은 늘어날 텐데 재정건전성을 지킬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도 연구위원은 또 “서울이 복지를 늘리면 이는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재정이 괜찮지만, 국고지원으로 연명하는 지방의 경우 나라의 지원을 늘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박원순 후보는 물론 여당 나경원 후보도 표심을 얻기 위해 재정건전성은 등한시 한 채 포퓰리즘 공약에 내세우고 있어, 적절한 복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도 연구위원은 “선거에는 학습효과가 있다. 과거 선례를 보면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쪽이 선거에서 이기는 사례가 높다”며 “복지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이보다 더 좋은 공약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재정건전성 공약이 결과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한번도 없으며, 복지예산은 꾸준히 늘어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며 “복지의 전달 시스템을 개선하고, 필요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근본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원순 후보가 야권을 대표해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복지 문제에선 더욱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 서울시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무차별적 복지 확대를 가로막을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평가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모두 야권 인사로 구성될 경우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이 구축되기 어렵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무분별한 복지정책이 시행될 수 있으나, 이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서울시는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