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의 굴욕'… 분양가 이어 매매가까지 소형에 역전

2011-10-11 15:26
서울 대형 3.3㎡당 매매가, 소형 평균치 못 미쳐<br/>전국 분양시장, 중대형 가격파괴 현상 나타나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일부지역 매매가가 소형일수록 더 비싼 '가격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중 12개구의 165㎡(50평형)대 아파트 3.3㎡당 매매가가 서울시 전체의 66㎡(20평형)대 아파트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가 서울 25개구에서 66~165㎡대까지 4개 평형대별 아파트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48%인 12개구에서 165㎡대의 3.3㎡당 매매가가 서울시내 66㎡대 3.3㎡당 매매가인 1487만원에 못미치고 있다.

서울에서 165㎡대 가격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북구로 3.3㎡당 813만원이다. 66㎡대 평균의 54.7%에 불과한 금액이다. 강서·관악·구로·금천·노원·도봉·동대문·서대문·성북·은평·중랑구 등도 20평형대 평균을 밑돌았다.

165㎡대 가격이 저렴한 순으로 1~4위를 차지한 강북·금천(942만원)·서대문(1118만원)·성북구(1143만원) 등은 구내에서도 165㎡대가 66㎡대보다 평당 매매가가 낮아 면적과 가격이 반비례했다.

강북구는 66㎡대 평당 매매가가 1138만원으로 50평형대와의 격차가 325만원에 달했고 성북구는 99만원, 금천구 81만원, 서대문구 62만원 순이었다.

이 같은 가격역전현상은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이 전농 7구역에서 분양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00만~1500만원선이다. 이중 전용 121㎡는 1400만~1500만원선으로 59㎡의 1500만~1630만원선보다 1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일 1순위 청약접수에서 3.3㎡당 가격이 더 비싼 59㎡, 84㎡만 마감됐다.

11일 청약을 시작한 동문건설의 부산 ‘서면 동문 굿모닝힐’도 70㎡형의 3.3㎡당 분양가는 740만~850만원선인 반면, 가장 큰 전용 138㎡의 분양가는 670만~780만원선으로 70만원가량 싸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중소형 선호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대형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가격메리트를 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및 가구구성원 감소 등의 변화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삭디벨로퍼 이기점 팀장은 “최근 소형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강북구 등은 지역 자체가 소형 비중이 높아 수요가 많고 거래도 활발해 역전 현상이 더욱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