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에 심기 불편한‘1%’의 반발..."우리가 희생양이냐" 볼멘 소리

2011-10-11 14:00

월가에서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에 대한 성토 시위가 5주째를 접어들면서 스스로 1%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월가 금융권에 근무하면서 고액의 급료를 받기 때문에 스스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 사람들은 "우리가 희생양이냐"는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미 abc 뉴스는 시카고 상품거래소 건물 유리창에“우리가 1%다”(We are the 1%)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시카고의‘반(反) 부자 시위대’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부착된 이 플래카드를 누가 붙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위 1%가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미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상위 1%는 연 소득 38만달러를 넘는 사람을 뜻한다.

방송은 상품거래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상위 1%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중 몇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경제가 잘못된 것은 부자들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이들의 항변을 전했다.

이들은 "의회나 오바마 대통령이 제대로 할 일을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을 부자들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면서 "부자들은 자신들의 세금을 공정하게 납부해 왔다. 더 많이 내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부자 증세’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억만장자로 잘 알려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시위대는 이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직장을 빼앗으면 안된다”면서 “시위대가 몰아내고자 하는 금융인들이 없다면 우리는 시 공무원이나 미화원에게 월급을 주지 못한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한편 월가의 금융맨들은 올 연말 보너스에 대해서도 여전히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온라인 리크루트 사이트인 이파이낸셜캐리어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월가 직원들의 41%는 올해 보너스가 작년에 비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월가 주요 금융기관들의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들의 기대가 모두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