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시민강령(PO)이 승리한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폴란드에서 집권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22년전 공산주의 붕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투스크 총리는 임기를 2015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9시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 기관 TNS OBOP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 우파인 시민강령이 39.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야당인 보수 성향의 법과 정의당(PiS)은 30.1%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쳐 4년만에 정권 탈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시민강령의 기존 연정 파트너인 농민당의 득표율은 8.2%로 나타났다. 시민강령은 다시 농민당과 연정을 구성할 예정이지만, 이 경우 과반수 의석에 못 미쳐 또 다른 소수 정당과 손을 잡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과 정의당의 야로슬라브 당수는 출구조사후 패배를 인정하면서 “우리가 가는 길이 옳기 때문에 언젠가는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나에게 투표를 한 분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 4년간 폴란드를 이끌고 갈 책임이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폴란드 선거관리 위원회(SEC)에 따르면 하원 의원 460명과 상원의원 100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서 각각 7천35명과 500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시민강령과 농민당은 과반수에서 2석이 모자란 22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1분기 4.5%에 이어 2분기 4.4%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번 여당의 승리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투스크 총리는 “이런 격변기에는 폴란드가 급진적인 변화를 겪을 여유가 없다”면서 “3천800만 국민이 협력하고 이해하며 결속해야 한다”며 경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춰왔다.

폴란드는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으며, EU로부터 2007년부터 2013년까지 670억 유로의 기금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이 기금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내년에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의 3% 이내로 줄이기로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폴란드는 기업에 우호적이면서 개방 정책을 펴온 시민강령이 정권을 이어감에 따라 친(親) 유럽연합(EU) 외교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것으로 보인다.

투스크 총리의 참모인 미크할 보니는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점진적인 개방정책을 펴는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이를 효과적으로 개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