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떠났다'…IT업계 파장은?

2011-10-06 18:42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글로벌 정보통신(IT) 업계는 한순간 침묵에 빠졌다.

애플의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잡스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시장의 관심은 국내 IT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쏠리고 있다.

일단 국내 업체들은 잡스의 사망을 둘러싸고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아이팟·아이폰 등을 선보이며 수년간 글로벌 IT업계에서 ‘장기집권’해온 잡스의 무게를 무시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애플은 항상 뛰어난 제품 사양과 콘셉트를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리고 그 선봉에 섰던 인물이 바로 잡스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잡스의 사망이 국내 IT업계 판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스마트기기 시장이 이미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생태계가 구축된 이후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일부에서는 애플에 잡스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상당했던 만큼 애플의 경쟁력에 일부 금이 가는만큼 국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로운 CEO인 팀 쿡 체제도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는 실망 자체였다.

잡스가 빠진 이후 팀 쿡이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폰4S’에 국내외 휴대폰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마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국내 이통사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KT는 아이폰5의 출시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아이폰4S가 등장하며 실망감이 크다.

반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경우 LTE폰을 앞세워서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거 흡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잡스의 사망이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소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애플과 연일 스마트폰 디자인 및 특허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애플과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두 회사 간의 특허 공방이 시작된 배경에 고집스러웠던 잡스의 의중이 적지 않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는 이미 한국,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20여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한 잡스라는 강력한 구심점을 잃은 애플이 큰 위험 부담이 따르는 삼성과의 소송전을 계속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의 특허소송과 관련해 아이폰4S 발표를 계기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으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잡스만큼 조직을 강력하게 장악하지 못한 팀쿡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법률 공방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에 눌렸던 삼성과 LG 등 스마트폰 후발 주자들이 반격을 시작해 지각 변동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잡스 공백에 대한 우려감으로 스마트폰 경쟁업체들인 LG전자와 팬택 등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것.

충성도 높은 애플의 고객들은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경쟁사들이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잡스가 빠진 애플이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지 않는 한 저렴한 안드로이드 진영 제품으로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