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지자를 잃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전세계 애도의 물결

2011-10-06 11:48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56)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는 애도의 물결에 휩싸였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립자 빌 게이츠, 그의 후계자인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 등은 물론, 세계 각 국의 수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존경과 사랑을 표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를 "미국의 가장 위대한 혁신가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추모하고, "세계는 위대한 예지자를 잃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애도 성명을 통해 “그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전 세계를 재정립시켰으며, 인류역사에 있어서 보기 드문 위업을 이뤄냈다”면서 “그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변화시켰다”고 추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스티브는 용기 있게 다른 사고를 하고,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대담하게 믿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재능을 갖추었던 사람”이라고 칭송하고“세계는 예지자를 잃었다”고 슬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던 지난 2월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눈 바 있으며, 당시 나란히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이날 오랜 친구였던 잡스가 자주 사용했던 표현인‘미치도록 훌륭하다’(insanely great)라는 말을 사용하며 “그와 함께 일했던 것은 미치도록 대단한 명예(honor)였다”고 애도했다.

잡스보다 한 살 적은 게이츠는 1970년대와 1980년대 퍼스널 컴퓨터의 초기 개발 시대의 쌍두마차로 서로에게 친구이자 경쟁자였다.

지난 8월 애플의 CEO에 오른 팀 쿡은 “애플은 공상가이자 창조적인 천재를 잃어버렸고 이 세상은 위대한 한 인간과 이별했다”며 “그와 함께 일했던 우리는 친구이자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멘토(mentor)를 잃었다”고 말했다.

쿡 CEO는“그는 자신만이 건설할 수 있었던 회사를 남겼고 그의 정신은 영원히 애플의 기본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쿡 CEO는 애플이 곧 잡스의 삶을 조망하는 행사를 곧 준비할 예정이라며 그를 아끼는 사람들도 이메일을 통해 그에 관한 기억을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애플은 이 날 홈페이지에 잡스의 흑백 대형사진을 내걸고 공식 애도를 표했다.

사진 속의 잡스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 셔츠를 입고 작은 둥근 안경을 쓴 모습이다. 사진 아래에는 “스티브 잡스, 1955-2011”이라는 설명만 달렸다.

애플의 팬들은 ‘rememberingsteve@apple.com’으로 메일을 보내 그를 추억하고 애도를 표할 수 있다.

전세계 네티즌들도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몇 분만에 트위터 등 SNS 사이트에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폭발적으로 올렸다.

영국 일간 메일 인터넷판은 6일 유명인을 포함한 트위터 이용자들이 잡스를 추모하며 올린 트윗을 소개하고, 네티즌들이 아이폰(iPhone)을 변형한 ‘아이헤븐(iHeaven)’이라는 단어로 잡스가 천국에서 잠들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의 유명앵커 앤더슨 쿠퍼는 “슬픈 소식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습니다”라는 트윗으로 잡스의 사망을 알렸다.

모델 타이라 뱅크스도 “아이폰으로 이 메시지를 쓰는 지금, 내가 만났던 가장 대단한 남자의 사망 소식에 눈물이 흐른다. 그의 천재성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며 애도를 표했다.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의 사회자 라이언 시크레스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당신의 가슴과 본능을 따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마음은 이미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다른 모든 것은 부차적일 뿐이다”는 잡스의 명언을 올렸다.

인기 토크쇼 진행자 엘렌 드제너러스는 “그는 엄청난 비전을 가진 멋진 사람이었다. 그는 세상을 바꿨다”며 잡스를 추모했다.

가수 카일리 미노그, 음악 프로듀서 저메인 듀프리, 모델 킴 카다시안 등도 잡스의 사망을 안타까워한다는 트윗을 올렸고, 네티즌들은 이를 빠르게 리트윗(재전송)했다.

잡스의 유족들도 이날 성명에서 “스티브가 오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스티브는 공적인 생활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선지자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생활에서는 무엇보다 가족을 소중히 여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