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저축銀 대주주, 고객 1만명 명의도용 혐의로 체포
2011-10-04 10:55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고객 1만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제일저축은행 대주주이자 회장인 유동천(71)씨가 지난 2일 오후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권익환 부장검사)은 지난달 28일 구속한 제일저축은행 이용준 행장과 장모 전무를 조사한 결과 유 회장이 불법대출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 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유 회장은 이 행장과 장 전무에게 고객 1만1700명의 명의를 도용, 제일저축은행 돈 1400여억원을 불법대출받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유 회장 일가가 고객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은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개인투자에 사용했다가 대부분 손실을 봤으며 장 전무가 대주주 일가의 집사 역할을 하며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 등은 회사 차원에서 투자해 수익을 내려고 한 것으로 유 회장의 개인투자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체포 시한인 오후 6시까지 유 회장을 상대로 불법대출금 용처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제일저축은행이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에 동일인 대출한도를 넘겨 1600억원 가량을 불법대출한 과정에도 유 회장이 개입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제일저축은행은 대출한도를 넘기자 정체불명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비롯한 여러 공동사업자를 차명으로 내세워 우회 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달 22일 출범한 합수단은 오는5일 서울고등검찰청 15층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