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한국거래소의 허술한 상장심사제도와 공시제도로 개인투자자들이 174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피해를 봤다는 지적이다.

30일 국회 정무위 소속 우제창 의원(민주당)은 국내 상장된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중국고섬)의 부실징후를 현지에서 미리 파악한 기관투자가들이 거래정지 전날 해당 주식을 대량 투매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거액의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고섬은 지난 2009년 9월싱가포르거래소(SGX)에 상장한 회사로, 한국거래소엔 올해 1월 25일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상장됐다. 중국고섬은 지주회사로 자회사는 절강화항척륜실업유한공사와 복건성신화위화섬염직유한공사가 있다. 폴리에스터실과 원단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우제창 의원은 “지난 3월 21일 중국 상하이 중국고섬 기업설명회 당시 이 회사 주가가 22% 급락하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를 국내 본사에 알려 다음날인 22일 국내 증시 개장과 동시에 고섬주식 174만8000주를 매각했고 외국인도 3만8000주를 팔았다”며 “이를 몰랐던 국내 개인투자자들만 176만9000주를 매입했고 당일 오전 9시40분 이 회사 주식은 하한가로 직행했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싱가포르거래소는 21일 오후 7시33분 매매정지 조치한 반면 한국거래소는 15시간이나 늦은 22일 오전 10시에서야 이 회사에 대해 매매정지 조치를 내렸다”며 “이로 인해 22일 거래정지전까지 약 1시간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매매정지 사실을 몰라 입은 피해액은 174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고섬은 2010사업연도 외부감사인(E&Y) 회계감사 중, 은행잔고 불일치 사실 발견해 지난 3월 21일 오후 7시 33분(한국시간) 싱가포르거래소에 매매거래중단 요청했다”며 “중국고섬 공시대리인인 법무법인 상상은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매매거래 정지됐음을 다음날 오전 9시50분(한국시간) 한국거래소에 유선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건 발생 다음날 한국거래소가 증시개장 전 긴급사항을 공시했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사전예방 가능했다”며 “이는 한국거래소가 특정종목의 폭락이나 매매거래정지 요청처럼 구체적 정보공유에 대한 사항을 빠뜨리고 허술한 정보공유를 맺어왔기 때문으로 지난 3년간 한국거래소가 해외거래소와 맺은 양해각서는 모두 포괄적 업무협약이란 형식”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예비외국상장기업에 대한 심사 역시 부실했다”며 “평균적으로 외국법인에 대한 사전준비기간(기업실사)은 1년 2개월 가량 소요되는데 대표주관사였던 대우증권은 중국고섬에 대해 6개월 보름(195일)만에 국내상장을 위한 기업실사를 완료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우증권은 중국고섬 주주들의 소송준비와 관련 법적 소송 여부와 상관없이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 모두 구체적인 피해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