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유로 와해 가능성 경고
2011-09-23 10:22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역내 부채 위기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자체의 존속을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기 때문에 유로 동맹의 근본적인 손질이 시급하다고 유럽중앙은행(ECB) 보고서가 22일(현지시간) 촉구했다.
AFP 등에 따르면 위르겐 스타크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4명의 경제학자가 공동 작성한 '안정 성장 협약: 위기와 개혁'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유로존 전반에 매우 심화되고 있는 재정 불균형과 역내국의 심각한 상황이 안정과 성장 및 고용에 대한 위험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독일 출신인 스타크는 이달초 ECB의 유로존 재정 위기국 채권 매입 프로그램 재개에 반발해 ECB 이사직을 전격 사임해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ECB 내에서도 가장 매파적 성향을 띤 그는 유로 출범의 발판이 된 '유럽안정성장협약' 입안자의 한 명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유지하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제재받도록 돼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문제는 제재 이행의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재정감축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구제하는 대신 "경제 자주권을 포기"하도록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유로존 전반이 지난 2007년 금융 위기가 시작됐을 때 제대로 대비하고 있지 못했다"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최근의 노력이 바른 방향이기는 하지만 충분치 못하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