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제고 필요
2011-09-20 16:00
박용석(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더 나아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성장잠재력은 잠재성장률로 나타나는데, 이는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활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의미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중반에 8% 후반까지 상승했다가 1990년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5% 이하로 하락했고, 2009년에는 3.8%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이 잠재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자본, 노동 등의 투입에 의한 성장효과가 축소된 가운데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미흡, 기술혁신의 미흡,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 둔화, 경직된 노사관계, 각종 규제로 인한 기업의 투자 확대 제한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인프라 시설 등 자본 투자에 해당하는 건설투자는 2004년 이후 감소 추세로 2010년에는 -1.4%를 기록했다. 정부의 SOC 분야에 대한 재정투자는 미국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에 한시적으로 증액된 이후 금년까지 계속 축소됐다. 현재 내년도 정부 예산이 수립 중에 있는데, 각 부처가 요구한 예산은 올해의 309조1000억원 대비 23조5000억조원이 증가한 332조6000원이고 복지 분야는 올해 대비 6조2000억원이 증가한 92조6000억원 규모다. 그런데 12개 분야 가운데 5개 분야가 축소됐다. 이 중 4개 분야는 1000억원에서 4000억원이 축소된데 비해 SOC 분야는 무려 올해 대비 3조3000억원이 감소한 21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투자는 중앙정부 이외에 지자체와 공기업 및 민자사업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2010년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52.2%로 과거 53~59%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지방세 수입 증가율도 낮아지고 있다. 공기업의 부채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지자체와 공기업을 통한 건설투자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투자기피로 많은 사업들의 금융약정이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수익형(BTO) 민자사업의 경우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이다. 결국 SOC 예산을 축소하면서 민자사업이나 공기업 등의 투자 등으로 부족한 재정투자를 보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 축소는 일자리 마련 차원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건설업 취업자의 절반 정도가 일용직 근로자로 대부분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인 서민과 빈곤층이다. 건설투자가 축소되면 하도급, 자재, 장비업자 등 건설산업의 연관산업도 침체돼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일자리는 줄어 들 수밖에 없다. 얼마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를 위해 급여세율 인하와 건설투자 확대를 골자로 한 경기부양책을 발표 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제한된 자원을 배분하고 각종 규제를 관리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우선 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미래형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데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의 합리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 미래형 SOC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SOC 시설은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재화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확보 할 수 있다. 또한 그 효용가치는 지금 세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향유할 수 있다. 건설 투자 확대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