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7년 경선 시 “여자인 박근혜가 불리”

2011-09-03 19:27
위키리크스 문건 공개, 북한 핵실험 탓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리크스가 2일 공개한 서울발 미국 비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2007년 1월 12일 본국에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이라는 제목으로 각 당의 후보들의 면면과 판세를 보고했다.

전문에 따르면 박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은 이점이지만 여성이라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 대사관은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경선캠프 조직특보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를 박 전 대표의 성별 탓도 있다고 분석한다고 보고했다.

한국 유권자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맞서려면 남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박 전 차관의 견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은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 전 대표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성별은 출마에 큰 장애물이 되지 않으며, 박 전 대표는 여성 이전에 박 전 대통령의 딸로 인식된다고 강조했다는 말도 전했다.

전문은 또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손학규 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지식인들이 선호하는’ 후보로 평가하면서도 경기도지사에서 퇴임한 이후 출마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선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사관은 손 대표가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박근혜 후보 양쪽의 긍정적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들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자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3%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당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