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미셸 위,롱퍼터 사용한 후 퍼트 솜씨 ‘쑥쑥’
2011-08-29 15:02
선글래스에 가린 김경태의 눈빛·마음 몰라 경쟁자들 발 ‘동동’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지난주에도 미국LPGA투어와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한국(계) 선수들이 선전했다.
재미교포 미셸 위(22·나이키골프)는 2년연속 우승은 못했지만 CN 캐나디언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JGTO에서는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이 첫 승을 올렸고, 미국PGA투어 3개 대회에 출전하고 3주만에 복귀한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골퍼들의 눈길을 끈 것은 미셸 위의 퍼터와 김경태의 ‘꾸준함’이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 롱퍼터(길이 46인치)를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180cm가 넘는 그가 허리를 많이 굽히는 대신 그립 끝을 복부에 대고 퍼트하는 모습은 특이했다. 결과도 좋았다. 1∼4라운드에서 ‘27-27-29-25개’의 퍼트수를 기록했다. 라운드당 평균 27개로 그의 시즌 평균치(30.34개)에 비해 무려 3개나 줄었다. 그린 플레이가 문제였던 그로서는 구세주를 만난 셈이다. 그는 “드라이버 길이와 비슷한 퍼터를 들고 연습해보니 생소하지 않았다. 롱퍼터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특히 그립을 완성하는데 2주가 걸렸다.”고 말했다.
일반적 퍼터(33∼35인치)보다 긴 롱퍼터(41∼49인치)는 최근 남자 프로골퍼들이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애덤 스콧), USPGA챔피언십(키건 브래들리), 윈덥챔피언십(웹 심슨) 등 최근 미국PGA투어 3개 대회 챔피언이 모두 롱퍼터를 썼다. 이러자 쇼트게임에 일가견이 있는 필 미켈슨조차 “롱퍼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다. 미셸 위의 사용으로 롱퍼터가 여자 프로골퍼들 사이에서도 유행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그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JGTO 상금왕을 차지하자 일본 골프계가 술렁거렸다. “김경태가 누구냐?”고. 1972일본오픈 우승을 비롯 1970년대초 일본에서 이름을 날린 한장상 프로에 따르면 일본 골프관계자들은 김경태의 선글래스에 주목한다고 한다. 짙은 안경을 끼기 때문에 눈빛을 읽을 수 없다는 것. 더욱 버디를 잡을 때나 보기를 할 때나 입을 살짝 벌리며 짓는 그의 묘한 표정은 전혀 알 수 없다. 일본인들은 “저 선수가 기분이 좋아서 미소를 띠는 것인지, 기분이 나빠서 아쉬워하는 것인지를 도무지 판별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한다.
동반자에게 마음을 읽히지 않는 표정 관리. 김경태가 ‘멘탈 게임’에서도 한 발 앞서나간다는 증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