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FTA 재재협상은 FTA 하지 말자는 것"

2011-08-25 10:46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라며 한국에서도 FTA비준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제 마무리할 때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한미에서 비준 절차가 본격화한 시점에서 민주당의 재재협상 요구는 ‘FTA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민주당이 내세운 다시 협상해야 할 10개 항목 중 농축산업 주요품목(쇠고기) 일정기간 관철철폐 유예 요구에 대해 “농축산업 분야는 10년 이상 장기 관세철폐 기간 확보 등 다양한 보호장치를 협정에 반영했고 농어민 수요가 많은 사업을 중심으로 22조원가량을 투입하는 보완대책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의 안정성 확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학교 급식용 식자재 구매 시 우리 농산물의 우선 구매가 가능하도록 정부조달에서 학교 급식 분야를 포괄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며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은 한미 FTA상 시행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 개성공단 제품 인정, 의약품 분야 허가ㆍ연계제도 폐지, 금융 세이프가드 실효성 강화, 중소기업 보호장치 확보 등의 요구 사항이 현행 국내법에 동일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내용상 재협상이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특히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FTA 틀 안에서 보호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개방의 약속과 원칙에서 중소기업을 통째로 예외로 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 보호 육성책을 생각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쟁력 함양에 도움이 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협상을 통해 자동차 분야의 이익이 다소 감소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연간 4억8000만달러의 이익이 실현된다”며 “FTA를 안 하면 이익 자체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최근 5년간 2.5% 안팎에서 머물고 있는데 다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미국에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9월 초 개회되는 미국 의회에 FTA 이행법안이 공식 제출되면 인준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FTA 비준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