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부의 지도’ 바뀌었다

2011-08-21 10:08
최태원 3위, 김택진 9위로 부상

세계 경제 침체 우려에 따른 국내 주가 폭락이 부호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IT·자동차·화학·정유의 주가가 급락한 대신, 소프트웨어·인터넷·연예 등 콘텐츠와 내수업종이 부상하면서 이들 기업 대주주의 주식평가액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재벌닷컴이 21일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조원 이상을 보유한 12명을 포함해 1천억원 이상 주식부호는 169명이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인터넷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다.

그는 엔씨소프트 지분 24.76%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평가액은 1조8천921억원으로 계산됐다. 쟁쟁한 재벌그룹 대주주들을 제치고 9위에 올라 처음으로 주식부자 10위권에 진입했다.

김 사장의 평가액은 연초 1조1천191억원에 비해 69.1% 급증했다. 특히 주가가 폭락한 지난 5일 이후 오히려 9.9%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3조2천290억원으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제치고 3위로 올랐다. 그가 44.5%의 지분을 보유한 SKC&C의 주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 내수업체인 CJ그룹의 이재현 회장도 지난 5일 이후 16.1% 늘어난 1조1천999억원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10.4% 증가한 1조9천6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보안솔루션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대주주 안철수 이사회 의장이 2주일 만에 55.7% 급증한 1천523억원을, ‘K팝’ 열풍에 아이돌 콘텐츠로 부각된 에스엠 이수만 회장이 28.7% 늘어난 1천332억원으로 계산됐다.

반면, 상장사 최고 부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폭락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5일 8조722억원에서 19일 7조1천75억원으로 줄었고, 정 회장 역시 7조3천766억원에서 6조5천852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연초 3조5천714억원에서 19일 2조4천958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 1조원이 넘는 주식자산이 사라진 것이다.

최근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로 LG전자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LG그룹 계열사 주가가 폭락하면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조6천450억원에서 9천85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정 전대표는 5위, 구 회장은 14위로 내려앉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8천110억원에서 6천86억원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 역시 1조124억원에서 8천923억원으로 각각 떨어져 1조원 클럽에서 제외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