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위험도’ 급상승…외환지표도 ‘빨간불’
2011-08-21 10:07
글로벌 경제위기가 갈수록 확산함에 따라 한국경제의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외평채가산금리가 지난해 11월 말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스와프(CRS) 금리도 악화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유럽계 자금뿐 아니라 미국자금의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이탈리아 국채 만기, 그리스의 채무조정 등의 굵직한 사안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어 금융 업계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외평채 가산금리(2019년 만기물)는 122bp(1bp=0.01%)로 작년 11월 30일 연평도 포격사건(129bp)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전인 지난 5일의 98bp에 비해 무려 24bp나 치솟았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낸다. 미국 재무성 채권에 대한 가산금리로 표기되며 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그래프를 보면 외평채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거래도 순유출로 돌아서는 등 채권시장에서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자금 순유출액은 1조2천11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유럽자금뿐 아니라 미국 자금 559억원이 빠져나가 이 나라 자금의 대탈출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달러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스와프(CRS) 금리는 19일 현재 1년물 기준 1.44%까지 폭락했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2%대였던 1년물 CRS금리는 불과 열흘만에 0.63%포인트나 떨어졌다.
CRS금리는 달러를 변동금리로 차입하는 대신에 원화를 빌려줄 때 받는 고정금리다. CRS금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이자를 적게 받더라도 달러를 조달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행들이 유럽은행에 빌려줬던 단기자금을 회수하면서 유럽은행들이 달러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통화스와프 금리가 많이 내려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런 불안은 다음 달에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이탈리아 국채는 390억 유로(60조원)에 이르며 이 나라 정부가 이를 제대로 상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또 그리스 정부가 국채에 대한 채무조정에 성공할지도 미지수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9월에는 이탈리아, 그리스 문제뿐 아니라 유럽의 자금경색 조짐이 확산하는지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