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흘러나온다"…M&A붐 시장 활기 되찾을까

2011-08-16 16:55
구글 인수 외 부문별 M&A 잇따라 <br/>日, 해외기업 인수 가속화 움직임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금융위기 이후 쌓아뒀던 보유 현금을 최대한 쏟아낼 조짐을 보임에 따라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 악재로 인한 공포가 지배했던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최근 10일간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 추이
(출처: 마켓워치)
마켓워치는 15일(현지시간) "이날 19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진 '머저 먼데이'(merger Monday)가 시장의 공포감을 녹여, 미 증시가 상승했다"면서 "이는 지난 몇 주간 '암울한 시기'를 겪은 시장이 필요로 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그간 감춰졌던 현금이 마침내 풀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시장 일각에서 감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말 현재 쌓아둔 현금 보유액은 1963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 달러에 달한다.

구글은 이날 회사 설립 이후 최대인 125억 달러를 들여 모토로라의 모바일 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시추업체 트랜스오션도 노르웨이 선사인 애커드릴링을 채무까지 포함해 현금으로 2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타임워너케이블도 이날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스 인수가로 30억 달러를 제시했다.

앞서 일본 최대 주류업체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최근 뉴질랜드 주류업체 인디펜던트리커를 인수하기로 하고, 경쟁사 기린도 브라질 주류업체 스킨카리올의 인수를 발표하는 등 엔고 압력에 몰린 일본 기업의 해외기업 사냥도 가속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켓워치는 지난주 뉴욕증시가 올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한 뒤 투자자들에게 뭔가 '확신'을 줄 요소가 절박한 시점에 이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대규모 M&A를 발표한 것은 시장에 '강장제'와 같은 활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는 또 이날 M&A가 몰린 것이 최근 투자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기업들이 '파국은 지나갔다'고 판단해 장래에 투자한다는 의미도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맹목적으로 현금을 시장에 퍼붓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날 M&A가 모바일기기, 통신, 석유 관련 서비스 등 이미 주목받아온 부분에 집중된 데 주목했다.

마켓워치는 다만 기업들이 그간 기업공개(IPO) 계획을 잇따라 연기 또는 취소한 점을 거론하며, '머저 먼데이'를 증시 정상화 신호로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