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의 미래' 강화 SK드림파크 예정부지를 가다 (1)

2011-08-08 17:47
'SK와이번스의 미래' 강화 SK드림파크 예정부지를 가다 (1)

(강화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인천 사람들이 휴일 나들이를 위해 종종 찾는 장소인 강화도. 지난 2002년 8월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과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을 잇는 '초지대교'가 개통되면서 인천 시내와 섬인 강화도의 접근성은 한결 나아진 상태다.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유명한 고찰인 전등사로 향하는 도로다. 이 길을 5~7분 정도(자가용 기준) 가면 나름 번듯하게 보이는 운동장을 접할 수 있다. 바로 '길상공설운동장'이다. 현재는 육상 트랙이 둘러싸는 축구장만 자리하는 이 공간이 먼 미래에는 바로 옆-뒤 각각 넓은 야구장이 생긴다. SK와이번스 팬들을 설레게 하는 'SK드림파크' 부지가 여기다.
 

▲초지대교 서측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SK드림파크'는 어떻게 왜 생기나?

2011년 현재 대한민국 프로야구 구단 중에서 퓨처스(2군) 전용연습장이 있는 구단은 두산(이천), 롯데(상동), 삼성(경산), LG(구리)다. 이들 구단은 숙소·연습구장·식당 등을 완벽히 갖추고 상비 선수의 양성과 기량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넥센, 한화, KIA, SK는 퓨처스(2군) 전용연습장이 없어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잇고 있다. 넥센은 팬서비스를 위해 간간이 1군구장인 서울 목동구장을 찾으나 기본적으로는 1군 연고지인 서울과 멀리 떨어진 전남 강진군의 '강진베이스볼파크'가 기반이며, 한화는 1군 구장인 대전·청주 구장에서 1군 일정이 빈 시각에 2군 경기를 치른 후 훈련을 위해 계룡대와 고교의 야구장을 찾는 유랑생활을 잇고 있다.

KIA는 나비로 유명한 전남 함평에 위치한 '전라남도야구경기장'을 이용하며, SK는 팬들이 '두바이'로 부르는 '송도LNG구장'을 사용한다. '송도LNG구장'은 사회인야구인들이 '시설 좋다'고 평하는 '송도LNG 종합스포츠타운' 내에 있지만, LNG 인수기지가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해 음산하고 음침한 느낌을 풍기는 곳이다.

'비용절감'을 위해서 자체 보유 구장이 아닌 다른 구장을 빌려쓰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모든 구단이 넉넉한 형편은 아니며 개별 사정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전용 구장이 없는 구단의 성적은 그닥 좋지 못하다. 8일 현재 SK의 2군은 북부리그에서 4위(경찰·상무 포함 북부·남부리그 전체구단 중 8위)이며, 한화와 KIA의 2군은 남부리그 4위와 5위(전체구단 중 9·10위)인 현재 성적이 전용구장의 중요성을 반증한다.

▲서울경찰수련장 경찰야구장(일명 '벽제구장'). 기자가 찾은 당시에는 경찰 야구단과 삼성 라이온즈 간의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SK는 멀쩡히 써오던 구장의 부지가 용현·학익지구 개발 예정지로 편입되며 전용연습장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경우다.

2006년 4월 인천시 남구 용현동(인하대 인근)에 있던 'SK드림파크'가 철거됐으니 철거 시점도 벌써 5년이나 지났다. 그 후 SK는 "구장을 빠른 시일 내로 짓겠다"고 팬들에게 밝혔으나, 팬들은 오랫동안 2군구장 건설과 관련한 가시적 성과를 전혀 볼 수 없었다.

SK 팬들은 '꼴케이'의 실력을 보이는 2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시간이 걸릴 거야"라며 처음에는 구단의 입장을 이해했다. 그렇지만 4년이 지나도록 2군 구장 개설 소식이 전혀 없자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SK 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용틀임마당'. 현재는 사이트의 개편을 통해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2군구장 건설 릴레이 운동'이 벌어지게 된다.

팬들의 지속적·조직적 요구에 SK 구단은 결국 1월 20일 강화군과 'SK드림파크' 건설과 관련된 투자확약서(LOC : Letter Of Commitment)를 맺는다. 길상공설운동장 주변에 2012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8만6729㎡ 규모의 'SK 드림파크'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SK 선수들과 팬들이 오랫동안 바래왔던 염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당시 발표된 조감도는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다.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지어질 'SK드림파크' 조감도 [조감도 = SK와이번스 제공]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SK드림파크' 어떻게 지어지나?

'SK드림파크'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위치한 길상공설운동장 인근 8만6729㎡ 부지에 건설된다. 현재 길상공설운동장은 육상 트랙과 축구장만 있으며, 현 시설은 'SK드림파크'의 건설과 관계없이 전부터 있던 시설이다. 강화군과 SK 구단은 축구장과 'SK드림파크'를 묶어 총 11만8006㎡ 규모의 '강화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25일 SK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사항에 따르면 'SK드림파크'의 주요시설은 ▲드림 스타디움(주경기장) ▲챌린저스 스타디움(보조경기장) ▲수펙스돔 ▲행복관 등이 있다.

주경기장인 '드림 스타디움'과 보조경기장인 '챌린저스 스타디움'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가 98m,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120m 규모로 지어지며 SK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과 천연잔디가 깔린다.

또한 드림 스타디움은 500명 관중의 입장이 가능하며, 1·3루 측면에 '투구전용연습장' 7면이 설치된다.

SK는 "양 경기장의 외곽을 2010~2011년 '그린스포츠' 캠페인을 통해 적립된 성금으로 '테마가 있는 나무 숲길과 꽃밭'으로 조성해, 바람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도록 짓는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실내연습장인 '수펙스돔'에는 수비연습공간(50m x 50m), 투타훈련공간, 체력단련장, 재활훈련시설이 들어서며, 숙소 '행복관'에는 객실(40실), 사우나, 식당, 세탁실 등의 시설이 포함돼 있다.

SK는 지난 1월 20일 투자확약서 체결 이후 공사를 위한 각종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상공설운동장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2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