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의 미래' 강화 SK드림파크 예정부지를 가다 (2)

2011-08-08 17:47
'SK와이번스의 미래' 강화 SK드림파크 예정부지를 가다 (2)

(1편에서 계속)


(강화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인천 사람들이 휴일 나들이를 위해 종종 찾는 장소인 강화도. 지난 2002년 8월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과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을 잇는 '초지대교'가 개통되면서 인천 시내와 섬인 강화도의 접근성은 한결 나아진 상태다.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유명한 고찰인 전등사로 향하는 도로다. 이 길을 5~7분 정도(자가용 기준) 가면 나름 번듯하게 보이는 운동장을 접할 수 있다. 바로 '길상공설운동장'이다. 현재는 육상 트랙이 둘러싸는 축구장만 자리하는 이 공간이 먼 미래에는 바로 옆-뒤 각각 넓은 야구장이 생긴다. SK와이번스 팬들을 설레게 하는 'SK드림파크' 부지가 이 곳이다.

▲길상공설운동장 (윗 사진은 서측에서, 아랫 사진은 동남측에서 촬영)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SK드림파크' 현재 어느 단계까지 절차가 이뤄졌나?

무언가를 하나 건설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정해진 용도와 다른 시설을 지으려 한다면 더욱 어렵다. 'SK드림파크'가 바로 그렇다.

현재 '길상공설운동장' 부지는 당연히 체육용지이다. 그렇지만 'SK드림파크'가 드러설 부지는 '농지'다. 용지 전용(轉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 중에서도 농지의 전용은 농지법에 의해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주 : 농지법 제34조, 제35조, 제37조 및 동법 시행령 제32조~제36조 등 참고) 당연히 빠른 시일에 일이 처리될 리가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절차는 농지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체육용지로 바꾸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절차다. 이는 SK가 보유한 땅에 'SK드림파크'를 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첫 절차로, 도시관리계획은 그 특성상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초자치단체인 강화군에서 도시관리계획의 변경과 관련해 처리할 절차는 모두 끝마친 상태다. 강화군이 강화군 차원에서 사전에 거쳐야 하는 검토를 모두 마치고 준비할 각종 서류와 함께 변경승인권자인 인천광역시(광역자치단체)로 넘긴 것이다. 8일 현재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필요한 절차는 승인만 남았다.

만약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최종 승인되면 SK는 공사를 바로 시작해도 된다. SK는 아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천광역시의 최종 승인이 9월 말~10월 초 기간에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는 하루라도 빠른 시일에 착공하기를 원한다. 'SK드림파크'가 지어질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고시가 나오면 최대한 빠른 시일에 착공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SK에서 'SK드림파크'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총괄 중인 마광수 경영지원팀 부장은 "고시가 이뤄져도 바로 착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착공은 12월말 목표"라며 착공 시점을 전망했다.

이어 "다만 12월말은 동절기다. 실질 착공일은 미뤄질 수 밖에 없다"며 "완공일 목표는 '2012년 9월 말~10월 초'다. 마음같아서는 2012년 시즌 중이라도 모든 공사를 마치고 2군 선수들을 'SK드림파크'에서 훈련하도록 하고싶지만, 조급한 마음에 공사를 과도하게 서둘러 부실한 구장을 만들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주경기장인 '드림 스타디움' 부지의 현 모습(위), 보조경기장인 '챌린저스 스타디움' 부지의 현 모습(아래).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SK드림파크' 문제는 없나?

'SK드림파크'의 건설이 순조롭게 이뤄질까? 현 시점에서의 대답은 '그렇다', '아니다'가 아니다. '모른다'이다.

추진 주체인 SK와이번스, 비용을 부담할 SK텔레콤, 인허가 기관인 강화군과 인천광역시가 한마음 한 뜻으로 'SK드림파크' 건설을 위해서 노력하더라도 불가항력인 사항이 있다. 바로 '문화재'다.

강화도는 '섬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고려시대 수도인 개성의 남측이자, 조선시대 수도인 한양에 접근하기 위한 한강의 초엽인 강화는 역사적으로 많은 영화와 수난을 겪었다. 섬 구석구석 문화재가 가득하다.

특히 'SK드림파크'가 드러서는 부지는 직선거리 기준으로 덕진진과 2.9㎞, 초지진과 3.1㎞, 광성보와 4.2㎞, 전등사와 1.1㎞ 떨어진 위치에 있다. 개화기 유적과 불교 유적이 많을 여건인 것이다.

박종석 길상공설운동장 소장은 강화도에서 일평생을 산 사람이다. 출생지는 황해도 연변이나, 6·25 한국전쟁 당시 강화도로 부모의 포대기에 싸여 피난 온 이래 줄곧 강화도 길상면에서 살았던 것이다.

박 소장은 "길상공설운동장 앞의 도로(현 84번 국가지방지원도)는 도로를 만들 당시에 육군사관학교에서 정족산성의 별성(외성)이 있던 곳이라는 이유로 육사에서 문제를 제기한 곳" 이라며 "SK가 야구장을 지으려는 곳은 길상공설운동장을 기준으로 도로와 반대 지점이나, 그 곳도 숯을 구워만들던 시설을 뜻하는 '감옥관'이라는 지명인 것을 볼 때 문화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소장은 "길상공설운동장은 온수리에 속해 있지만 장흥리 경계 지점이다. 장흥리 동측에는 빛살무늬, 돌도끼, 돌칼 등이 나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유물은 강화 역사관에 보존돼 있다.

하지만 박 소장은 "현재 길상공설운동장이 이미 들어와 있는 상황이며 도로 공사도 별탈 없이 마쳤다"며 "심지어 마을 뒤에는 현재 펜션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절차'와 '입지'에 문제가 없다고 했을 때 자금 문제는 어떨까? SK는 이 점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장담한다.

마광수 경영지원팀 부장은 "자금 걱정은 없다. SK텔레콤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며 "SKT에서 TF를 구성해 구장설립 일체를 꾸준히 지원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주경제와의 통화는 마 부장이 서울 SKT 본사에서 TF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에 이뤄졌다. 현재 이 TF는 SKT가 총괄하고 있으며, SK 와이번스에서는 마 부장과 이엽 경영지원팀장이 TF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 부장은 'SK드림파크'에 대해 "최고의 구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최고의 구장'에 대해서는 "'최고의 구장'이 '호화 구장'은 아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선수단 눈에 맞춘' 구장을 만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1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주경기장인 '드림스타디움'은 500~1000석 수준의 관중석을 마련할 계획이며, 관중석에는 문학구장 '그린존'과 같은 장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2군 경기가 열릴 주경기장에 대해 말했다.

▲길상공설운동장 입구 도로. 초지대교를 건너 온수리 및 전등사 등에 가려면 이 도로를 거쳐야 하기에 도로는 자주 정체 현상을 보인다. 사진의 고층 건물은 과거 '강화가족호텔'로 쓰였다가 폐업 이후 J모 기숙학원 건물로 쓰이는 건물.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