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정비사업, 광역개발방식 대안될까?
2011-08-08 14:09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정부가 광역적 개발방식인 뉴타운 사업 대안으로 내놓은 ‘소규모 정비사업’의 활성화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방식은 낡고 오래된 단독주택 등 밀집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로 진행하는 정비사업으로, 기반시설은 필요한 경우에만 확충·정비한다. 이 사업방식은 기존 도시구조는 유지하되 이주수요를 최소화하고,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대상은 주거 지역에 한하며 너비 6m 이상의 도로로 둘러싸인 지역을 한 블록으로 설정해 그 이내에서 추진하게 된다. 대상사업지 규모는 노후·불량 건축물수와 연면적이 3분의 2 이상이거나, 기준 주택호수 30~100호 이거나 면적 1000~5000㎡ 이내여야 한다.
이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추진위원회는 만들지 않아도 되고, 토지 등 소유자의 90%, 면적 3분의 2에 동의를 구하면 바로 조합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사업시행은 조합과 건설업체 등이 공동으로 맡을 수 있다. 새로 건설할 수 있는 주택수는 기존 주택호수 이상이지만, 층수는 7층 이하로 제한된다.
특히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뒤 소유한 주택 수만큼 분양이 가능하다. 다가구주택도 종전 자산 범위내에서 다주택 분양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직증축이나 분양이 불가능한 리모델링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건축법상 대지 안의 공지(빈땅), 높이제한(사선, 일조) 및 건폐율(인공대지 제외), 주택법상 부대·복리시설 등에 대한 특례를 제공하기로 했다.
도로는 원칙적으로 정비기반시설을 유지하되, 필요시 건축선을 후퇴해 건축하거나 또는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해 확충하도록 하는 등 주민부담을 최소화했다.
정부는 이밖에도 양호한 단독주택지의 경우 보전·관리·정비를 병행할 수 있는 정비방식인 주거재생사업을 도입해 추진한다. 자치단체에서 정비기반시설 또는 공동이용시설을 새로 설치하거나 확대하고, 토지 등 소유자가 스스로 주택을 개량하는 방식이다. 대신 세입자 대책 및 임대주택 건설의무가 없는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은 폐지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적극 도입하는 것에 대해 민간주택 공급 활성화에 큰 기대를 하긴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소규모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조합원이 적어 의견합의는 잘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 재정비사업이 안되는 원인이 분양가상한제, 추가부담금 등에 있다는 점에서 광역개발의 대안이 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뉴타운, 신도시 등의 장점인 광역도시계획 마련, 인프라구축, 난개발 방지 등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도 "재정비사업의 몸체를 가볍게 하겠다는 취지는 아주 긍정적이다"며 "다만 현재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민간위주의 소규모 재건축방식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