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말전도’ 저축銀국조 특위… 정쟁에 ‘허우적’
2011-07-26 18:46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앞뒤가 뒤바뀌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활동 이틀째인 26일 목포 보해저축은행과 광주지방검찰청 현장 방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원인 규명과 피해보상 대책보다는 폭로와 비방전을 일삼고 있다.
국조특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한 카드로 부산저축은행의 5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의혹을 꺼내들었다.
부산저축은행이 PF 대출을 하면서 상당액의 사용처가 불분명하고, 이 자금이 캄보디아 캄코시티ㆍ전남 신안프로젝트ㆍ인천 효성지구ㆍ시흥 영각사 납골당ㆍ영남 알프스골프장 등 5개 PF 사업으로 나뉘어 저축은행 대주주나 정관계 인사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또 부산저축은행이 부지매입비용 대출과 부지매매 등을 통해 자금을 빼돌렸고, 이 과정에서 이중계약서를 작성, 장부가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전체 대출의 25%인 600억원이, 같은당 신지호 의원은 1200억원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여당이 검찰과 '팀플레이'를 펼치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검찰로부터 무더기로 자료를 넘겨받아 입맛에 따라 구 여권 연루설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최근의 폭로 국면은 한나라당과 검찰의 공조 차원을 넘어선 '공동기획' 수준"이라며 "이미 그림을 그려놓고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전형적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박선숙 의원도 "한나라당이 검찰 자료를 받아 연기만 피우고 있는데, 저급한 폭로 릴레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민주당도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의 한나라당 전당대회 연루설의 '후속타' △현 여권 실세의 부산저축은행 캄보디아 투자 연루 의혹 △우리금융지주의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둘러싼 로비 의혹 등의 반격 카드를 준비 중이다.
여야는 이처럼 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폭로전에는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피해주민들의 보상 요구는 정부의 책임론만을 내세운 채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보해저축은행과 제주 으뜸저축은행, 전북 전일저축은행 예금피해자 200여명은 "민주당도 한나라당도 누구 잘못이라고 헐뜯거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우지 말고 피해보전 대책을 가장 먼저 고민해 달라"며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이 같은 호소에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후순위채권 피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금융감독원의 답변을 끌어낸 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