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절차 해결되면 내년부터 한화에서 뛰고 싶다"

2011-07-26 10:38
박찬호 "절차 해결되면 내년부터 한화에서 뛰고 싶다"

[이미지 = 스포츠온(Sports On) 2011년 8월호 표지]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한화다. 고향팀에서 뛰고 싶다"

박찬호(38·오릭스 버팔로스)는 최근 스포츠 월간지 '스포츠온'과 가진 일본 고베 현지 인터뷰(8월호)에서 "고국에서 불러주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겠다. 내년엔 한국에서 뛰고 싶다. 내 꿈은 오랜 기간 성원해준 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서는 것"이라며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고픈 희망을 밝혔다.

과거에도 박찬호가 "한국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던 적은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시기를 명시하고 상세히 계획을 밝힌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호는 "고국에서 불러주면 당장에라도 달려가겠다. 내 꿈은 오랜 기간 성원해준 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서는 것"이라고 한국 무대의 열망을 밝혔다.

박찬호는 2010년 12월 17년간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정리했다. 당시 많은 야구팬들은 한국 무대 진출을 바랬지만 박찬호는 일본을 선택했다. 이때문에 박찬호의 당시 일본 진출과 관련해 일각에선 "재일교포인 부인 박리혜 씨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라는 분석도 나오곤 했다.

박찬호는 그때 한국행을 고려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은 한국이었다.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 뛰기 위해선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런 것을 무릅쓰고 뛰려고 하니 망설여졌다. 난 산타가 돼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싶었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더라. 와이프의 친정이 있는 일본은 어떠한 절차도 필요 없었다"고 당시 한국행을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당장 달려가겠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 제도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내년부터라도 한국에서 뛰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1이닝, 1타자, 1구가 추억이다. 보직은 선발이든 중간계투든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년 계약이나 돈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했다.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거둔 MLB에 미련은 없었다. 그는 "미국 생활은 모두 청산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만, 그저 향수"라고 말했다.

더불어 돈 때문에 일본에 갔다는 얘기는 선을 그었다. 박찬호는 "돈이 우선적인 고려 대상이었다면 고국 무대는 생각조차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은 내 삶의 원천이고 나를 지탱해준 힘이다. 돈은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물론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첫 번째다. 하지만 성공이냐 실패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날 응원하고 마음을 전해준 팬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 한국 야구는 늘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입은 부상에 대해서는 "젊었을 때는 '이걸 어쩌지'하고 당황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재활은 인내를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라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일본의 재활 프로그램을 언제 겪어 보겠는가. 미국에는 치료·재활과정에 침술이 없지만, 여기는 있다. 재활기간이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고 공부다"라고 답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오릭스에서 7차례 선발 등판해 '1승 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 중이나 현재 허벅지 부상으로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7월 말 또는 8월 초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찬호의 바람과 달리 현재 국내 야구 규약상 박찬호의 한국 복귀가 곧바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르면 1999년 이전에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한국 무대에 서려면 무조건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박찬호는 한양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94년 미국 LA 다저스 구단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