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염 30여명 사망…식품 인플레 우려 고개

2011-07-24 16:52
'열돔현상'에 워싱턴·뉴욕 등 40도 웃돌아<br/>중서부 '콘벨트' 강타…옥수수값 급등 우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미국을 급습하면서 식품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38도가 넘는 고온과 늪지대처럼 누기 어린 습기가 해안선을 따라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을 집어삼키고 있다.

전날 뉴저지주 뉴어크의 기온은 42도로 이 지역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고, 공항이 인접한 워싱턴과 볼티모어의 기온도 40도가 넘었다. 필라델피아, 보스턴, 메인, 콩코드, 포로디던스도 38도가 넘는 고온으로 신음했다. 뉴욕도 40도까지 올랐다. 기온과 습도를 합친 체감온도(열지수)는 45도가 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폭염으로 미 전역에서 이날까지 최소 33명이 숨졌다고 미 기상청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지역(주) 정부들의 피해보고도 잇따르고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시카고시 당국은 이날 최소 6명이 숨졌다고 확인했고, 미주리주 당국은 20여명 이상이 폭염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테니시주 보건당국은 적어도 5명이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NYT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미국을 휩쓸고 있는 폭염이 수년만에 한번씩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열돔(heat dome)' 현상의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열돔은 중상층부 대기에서 생겨난 거대한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지면으로 밀어내 머물게 하면서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오클라호마 KWTV의 일기예보 담당인 게리 잉글랜드는 미주리를 비롯한 중서부 평원지대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폭염의 강도가 더 세졌다고 설명했다. 제이크 크라우치 미 국립기상자료센터(NCDC) 연구원은 폭염이 한 주 이상 이어졌던 1988년과 1995년 최악의 더위처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수수 선물가격 추이(단위: 부셸당 달러/출처: CNN머니)
수급 불균형 속에 폭염이 세계 최대 옥수수 산지인 미국 중서부의 콘벨트(Corn Belt)를 급습하면서 식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에 단비가 예상되지만,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적어도 일주일 이상 평년 기온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면서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털링 스미스 컨트리헤징 애널리스트는 "폭염이 다음주까지 계속되면 옥수수 작황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고,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에탄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폭염 피해까지 더해지면 옥수수 가격이 부셸(약 27㎏)당 7~7.5달러로 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는 부셸당 6.85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