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앙금 풀렸나…주력사업 협력맺어

2011-07-17 11:00
-대한통운 갈등 후 첫 협력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지난달 대한통운 인수를 두고 얼굴을 붉혔던 삼성과 CJ가 최근 양측의 핵심 사업과 관련해 협력을 맺었다.

17일 양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CJ헬로비젼의 방송 콘텐츠 사이에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스마트TV 협력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스마트 TV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TV시장에 경색되면서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는 두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CJ 역시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강화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슈퍼스타K는 이미경 CJ E&M 부회장의 의지가 만든 작품이다. 특히 이러한 콘텐츠를 생산·공급하는 CJ헬로비전의 1만여 개의 콘텐츠를 삼성 스마트TV에 공급하면서 콘텐츠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차세대 콘텐츠 제공 시스템인 'N-스크린' 확산에도 힘을 모았다. 이번 제휴를 통해 CJ헬로비젼의 '티핑'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한 것. N-스크린은 콘텐츠를 웹서버에 등록해 사용자가 TV에서 보던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바로 이어서 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지난달 CJ는 삼성SDS가 포스코와 손잡고 대한통운 인수 경쟁사로 나서면서 즉각적인 비판에 나섰다. 특히 CJ의 인수주관사가 삼성증권이었던 점을 들어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CJ 홍보를 주도했던 신동휘 부사장을 교체하는 등 화해에 나섰다. 이어 이번 협력까지 성사된만큼 향후 범 삼성가인 삼성과 CJ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양사의 관계는 분할 이후에도 서먹서먹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씨가 그룹승계를 받지못한데다 지분처리 과정도 순조롭지 못했다. 1987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룹 수장에 올랐지만 공식 분할은 6년 후인 1993년에야 마무리됐다.

지난해에도 CGV가 LG전자와 3DTV 협약을 맺으면서 양사의 관계가 악화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고객 등에게 선물로 나눠주던 영화상품권을 CGV에서 롯데시네마로 교체했다.

이번 협약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등 영상기기와 방송콘텐츠의 1위 기업들이 힘을 모아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CJ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상호 윈윈이 될 수 있는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범 삼성가는 각 그룹 별로 한때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지만 항상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상호발전을 이끌어 왔다"며 "이번 협약도 지난달 다소 껄끄러웠던 양 그룹의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