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유치' 이건희, 이틀 쉬고 출근 '강행군'
2011-07-11 13:01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이건희 회장이 지난 8일 남아공 더반에서 돌아온지 이틀만에 서초동 삼성사옥을 찾았다. 지난 9~10일이 주말임을 감안하면 귀국 이후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11일 오전 8시께 서초사옥으로 출근한 이 회장은 오후 늦게까지 각 계열사의 사업보고를 받고, 그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경영 챙기기에 나설 계획이다.
2009년 12월31일 특별사면된 이 회장은 1년6개월 가운데 170일을 평창유치를 위한 해외 출장에 투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이제 평창에 쏟았던 힘을 삼성 경영에 모두 투입해야 한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21일부터 화요일과 목요일 서초사옥에 출근해 경영을 직접 챙겨왔다. 올해 초부터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실시된다는 판단 아래 경영에도 직접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 4월 이전까지 이 회장은 공식적으로 서초사옥에 한번도 출근하지 않았다.
아울러 최근에는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출장을 제외하면 매일 오전 서초사옥에서 집무를 봤다. 최근 '클린 조직' 문화 역시 이 회장의 출근 이후 시작됐다. 주력 게열사인 삼성전자의 깜짝인사 및 조직개편 역시 이 회장의 작품이라는게 재계의 설명이다.
특히 평창유치가 확정된 만큼 향후 이 회장의 경영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8일 귀국길에서 추가 인사 및 조직개편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시로 하는 거니까 언제 있다,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후속 인사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사실상 연말 정기인사를 제외하면 개별 인사가 드물었던 삼성조직에 긴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특히 삼성 사장단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3년의 임기가 보장됐다. 이후 평가를 통해 연임 여부 등이 결정됐다. 하지만 최근 인사에서 알수 있듯이 각 계열사 및 사업부에 대한 개별 진단이 마무리되면 연말 이전에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신수종 사업에 대한 속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은 그간 삼성전자가 진행했던 태양광 사업을 삼성SDI에 이관하는 등 효율적인 미래경영을 위해 조율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 뿐 아니라 각 부문에서의 교통정리도 이뤄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가장 큰 숙제였던 평창올림픽 유치를 마무리한만큼 경영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일부 주력사업이 부진에 빠진만큼 위기를 뛰어넘기 위한 이 회장의 경영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이 회장의 출근에 맞춰 삼성 임직원 수백명이 사옥 입구에서 이 회장을 맞았다. 남녀 직원들은 사옥으로 들어선 이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삼성 역시 사옥 입구에 "쉼없는 열정 끝없는 도전의 결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로 이 회장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