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어깨싸움' 벌이던 손학규… '포용정책' 선회하나
2011-07-11 08:09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지난달만 해도 당내 불협화음의 중심에 있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당 여론 보듬기에 나섰다.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커지고 있는 비주류의 공세와 신·구주류 간 대립구도의 형성을 막아보자는 차원에서다.
중국 순방을 마치고 8일 새벽 귀국한 손 대표는 여독을 풀 틈도 없이 당 최고위원회의 등 각종 당직 일정과 외부 행사를 소화하며 당 대표로서 리더십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귀국 첫날부터 야권통합특위 회의와 평화·안보분야 세미나에 적극 참석, 그동안 당 안팎에서 의심받던 야당통합 의지와, 대북정책 노선에서 당 주류 의견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와 관련해 "평창 올림픽이 남북 교류 확대와 통일의 기반이 돼야 한다"며 동계올림픽을 금강산 관광 등 대북문제와 연계해 해결하자는 김진표 원내대표·정동영·천정배·이인영 최고위원과 의견을 함께했다.
손 대표는 중국 순방 직전 대북문제를 두고 정동영 최고위원에게 '종북진보'라는 극단적인 발언을 사용하며 이빨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 순방 중이던 지난 5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확고한 한반도 평화정책을 대북 정책의 기조로 삼아왔다. 한반도 평화는 민생의 선결조건으로, 평화 없는 민생은 없다"고 본인의 입장을 번복하는 등 최근 들어선 당내 주류 여론을 쫓고 있다.
또 당내 구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중인 야권통합 논의에도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열린 야권통합특위 1차 회의에서 손 대표는 "(야권 통합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고 통합을 시작하자. 야4당은 국민 앞에 '따로 정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만큼 다르지 않다"며 적극성을 보였다.
손 대표는 지난달만 해도 야당통합 논의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며 "문재인 대망론이 대선 행보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과 비판을 함께 받았다.
그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전대를 앞두고 당내 세력의 이합집산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현재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쇄신풍 속에 '호남 물갈이론'이 대두, 호남지역 의원들의 결속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 2012'가 '변화'를 주장하며 지난 3일 출범하는 등 세력 분산이 빨라지고 있다.
당내 세력이나 계파의 분화가 심화할 수록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손 대표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당내 중진의원들을 수도권 등에서 전략적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입장이라 당 노선을 두고 지도부끼리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