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中企·가계 동반 '자금난' 우려
2011-06-30 15:55
대출 축소에 연체율까지 상승, 부동산 경기 활성화 시급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중소기업 및 가계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대출 확대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올 하반기 서민들의 자금난이 심화할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08%로 전월 대비 0.26%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신규 연체액도 2조5000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건설사 구조조정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액이 전월보다 5000억원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중소기업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부동산 및 건설 관련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 부실이 심각하고 연체율도 높아 신규 대출을 해주기 어렵다”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도 부동산 관련 부실이 심각해지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0.76%로 전월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중 집단대출 연체율은 1.76%로 전월보다 무려 0.61%포인트 급등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시 은행이 분양자들에게 중도금과 잔금 명목으로 실시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업장이 늘고 집값 하락으로 분양률 및 입주율까지 하락하면서 집단대출 연체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신규 연체액은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000억원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늘어난 4000억원 대부분이 수도권 지역의 분양가 관련 분쟁으로 인한 집단대출 신규 연체액”이라며 “일산 덕이지구와 남양주 호평동, 용인 구성동, 인천 오류지구 등이 주요 분쟁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연착륙 정책으로 하반기부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서민 가계의 자금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출 옥죄기에 연체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은행의 대출 영업이 보수적으로 흐를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가계 모두 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