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름값 논쟁 달아오른다

2011-06-26 16:18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기름값 할인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정유사를 둘러싼 기름값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다음달 6일 정유사의 기름값 할인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기름값 인상폭'이다.

지난 4월 기름값 할인이 시작됐을 당시에는 주유소에 재고가 남아, 할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따라서 다음달 할인이 종료된 직후 가격이 급등한다면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기름값 원상회복을 둘러싸고 수급차질을 빚고 있는 일부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부터 먼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수급 차질을 빚는 곳은 GS칼텍스다. 현대오일뱅크도 한시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부족한 GS주유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급등,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폭리 논란에도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 불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측은 이달 들어 '수급 차질'이 발생한 것에 대해 수요 급증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주유소들은 이들 정유사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경기지회는 "주유소 사재기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정유사의 태도에 주유소 사업자들이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사재기를 한다면 7월초에 사는 것이 상식이고 국제유가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사재기를 하겠느냐"고 반발했다.

100원 할인으로 막대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정유사들이 내수 물량을 해외(수출)로 빼돌렸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수출 물량을 늘린 GS가 설비고장 문제까지 겹쳐 가장 심각한 수급차질을 보이는 것"이라며 "최근 고도화시설까지 가동한 GS가 내수물량이 늘어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은 핑계"라고 지적했다.

재고 부족으로 영업차질이 발생한 일부 주유소는 집단 손해보상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GS주유소 관계자는 "다른 폴(상표) 물량을 사오려면 리터당 30원을 더 줘야 하지만, 재고가 부족해 200드럼(4만리터)이나 사왔다"며 "손해가 막심해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올려 기름값 할인이 끝나도 격차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6월초부터 국제유가가 떨어졌는데 정유사가 그 사이 가격을 올려 본래 마진을 거의 회복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소비자시민모임도 70일동안 정유사들은 리터당 평균 58원밖에 내리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정부와 정유사도 갈등 조짐

정부와 정유사 간의 갈등도 촉발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정유사측에 기름값 할인 연착륙 방안을 요청해 양측의 갈등은 이미 야기됐다. 여기에 7월 기름값 인상에 대비한 정부의 유가대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주 정유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유가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두차례 정유사와 관련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기름값 대책 중 하나인 '석유제품 혼합판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정유사와 주유소 간 상표계약과 관련된 법적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돼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한 혼합판매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 중이다.

'석유전자상거래'의 추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석유분야 전문가를 초빙하고 관련 특별팀을 구성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업의 핵심이 될 정유사의 협조와 관련 "정유사측과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사업추진을 보다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